신지애(왼쪽)가 3일 열린 두산 We've 챔피언십 공식 기자회견에서 각오를 밝히고 있다. KLPGA 제공
민감하지만 나올 수밖에 없었다. 윤이나의 복귀 관련 질문이었다. 오구(誤球) 플레이로 인한 출전 정지 징계를 마치고 돌아오는 윤이나에 대해 선수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3일 제주 서귀포 테디벨리 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질문이 나왔다.
이날 참가한 6명의 선수들에게 주어진 공통질문. 어려운 질문이라는 것을 파악한 신지애는 질문이 끝나자마자 마이크를 들었다. "(후배들이 말하기) 어려운 이야기 같아서 내가 먼저 얘기를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그리고는 조심스러우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과거는 과거고,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다"라고 말했다.
윤이나는 지난 2022년 7월 열린 한국여자오픈에서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했다. 오구 플레이는 자신의 공이 아닌 다른 사람의 공을 치는 행위다. 현장에서 즉시 신고했더라면 벌타로 끝났을 해당 플레이를 윤이나는 한 달 동안 숨기고 뒤늦게 고백해 징계를 받았다. 엄연한 룰을 지키지 않고 골프 정신을 훼손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에 윤이나는 2022년 대한골프협회(KGA)와 9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로부터 각각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으나, 이후 스폰서 등 골프 관계자, 골프 팬, 회원 등의 입장과 그의 구제를 호소하는 3500건의 탄원을 이유로 KGA와 KLPGA 모두 1년 6개월로 징계를 감면했다.
윤이나. 사진=KLPGA 제공 윤이나. 연합뉴스
다만 선수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지난해 KLPGA 선수회는 비공개 설문을 통해 윤이나 징계 감면에 대한 의견을 들었고, 이때 90% 이상이 이를 반대했다고 말했다. 윤이나는 징계 감면 당시 매니지먼트를 통해 "선후배 동료 선수들에게 진심으로 양해를 구하고 마음을 열기 위해 선수는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며 사죄하기도 했다.
선수들의 생각은 어떨까. 이에 신지애가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신지애는 "KLPGA (영구 시드권) 선수면서도 내가 (이 사안에 대해) 말할 위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어쨌든 복귀를 했다면 지금부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윤이나) 스스로 좋은 영향을 행하고자 준비를 많이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이제부터 지켜보면 알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신지애는 "누구든지 (필드에) 돌아온다는 말은 정말 좋은 말 같다"라면서 "잘 이겨내고 경기 안에선 플레이를 잘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며 윤이나를 격려했다.
한편, 윤이나는 4일 오후 12시 5분 1번 홀에서 티오프한다. 2022년 장타퀸이어던 윤이나는 지난해 장타 1, 2위 방신실, 황유민과 한 조에 묶여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