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윤은 지난해 11월 삼성과 4년, 최대 58억원(계약금 20억원, 총연봉 28억원, 인센티브 10억원)에 대형 계약했다. 그는 2023시즌 KBO리그 불펜 평균자책점(5.16) 꼴찌에 머문 삼성이 고심 끝에 선택한 전력 보강 카드. KBO리그 통산 169세이브를 기록 중인 KT 위즈 주전 마무리 투수로 자유계약선수(FA) 시장 '불펜 최대어'였다.
마이너리그 유턴파 출신인 김재윤은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뒤 줄곧 KT에서만 뛰었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훈련 중인 그는 "선수들과 최대한 빨리 친해지려고 어울리면서 얘기도 많이 나눈다"며 "새로운 팀이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이 있는데 일단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불펜 보강에 사활을 걸었다. 김재윤 계약 이후 임창민까지 FA로 영입했다. 임창민은 지난해 키움 히어로즈 주전 마무리 투수로 통산 122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FA로 풀린 '끝판왕' 오승환(통산 400세이브)까지 팀에 잔류, 삼성의 뒷문은 '공급 과잉' 상태가 됐다. 박진만 삼성 감독의 교통 정리가 필요한 상황. 김재윤은 "누가 마무리를 할지 모르겠지만 보직에 대한 생각은 크게 하지 않고 있다"며 "어느 위치에 누가 나가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어떤 보직이 주어지든 간에 최고의 시너지(효과)를 내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오승환은 김재윤의 롤모델이다. 두 선수 모두 묵직한 직구가 트레이드 마크. 김재윤은 "확실히 몸 관리나 훈련하시는 걸 보고 다르다는 걸 느낀다. 2군에 계시다가 지난 19일에 (1군 캠프에) 올라오셨는데 처음 피칭하는 걸 보고 나이가 맞지 않게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꼈다. 식습관도 까다롭게 하신다고 하더라"며 "승환이 형이나 창민이 형이나 몸을 잘 만들어오셔서 거기에 맞게 (뒤처지지 않으려고) 페이스를 빨리 가져가고 있는 게 없지 않다.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훈련 강도를) 올리고 있다"며 웃었다.
삼성은 가을야구 갈증이 강하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이 2021년 단 한 번뿐이다. 겨우내 외부 불펜 FA를 집중적으로 수혈한 것도 이 이유다. 김재윤은 "삼성이라는 팀에서 날 뽑아주셨는데 실망하게 해드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하다"며 "시즌 첫 경기부터 베스트 컨디션으로 들어가려고 맞추고 있다. 준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 팬분들이 (포스트시즌을) 가장 절실하게 원하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너무 팀에게 맞지 않게 하위권에 있었던 시즌이 많았다"며 "올해는 꼭 가을야구 가는 게 목표다. 점퍼 입으시고 야구 보실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