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완 천안 감독이 26일 서울 중구 소공로의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출사표를 밝히고 있다. 사진=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K리그2 천안시티FC의 지휘봉을 잡은 김태완 감독이 여전한 입담을 과시하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무대는 26일 서울 중구 소공로의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였다.
김태완 감독은 지난 2013년부터 2022년까지 군 팀인 상무를 이끌었다. 매년 선수단이 바뀌는 변화에도, 항상 높은 성적을 유지하는 등 성과를 남겼다. 축구 팬들 사이에선 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감독의 이름과 섞어 ‘펩태완’ ‘관물대올라’ 등 이색적인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개막 미디어데이 때마다 데려오고 싶은 선수를 적극적으로 구애하며 매번 화젯거리에 올랐다.
2년 만에 돌아온 현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김태완 감독은 2022년 상무와의 계약 종료 후 1년의 휴식기를 가졌다. 이후 지난해 12월 천안의 지휘봉을 잡으며 현장으로 복귀했다. 다시 개막 미디어데이 현장을 찾은 김 감독은 이번에도 무심하면서도 유머 있는 발언을 연이어 내뱉으며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김태완 감독은 먼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내년에는 앞자리에 앉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는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이날 행사장에선 순위가 높을수록 앞자리와 중앙에 앉았는데, 최소 중위권 이상의 순위로 마무리하겠다는 답을 대신한 것이다.
김태완 감독의 입담이 터진 건 그 직후였다. 출사표 이후 ‘올 시즌 우리 팀이 꼭 우승해야 하는 이유’라는 질문이 향했는데, 김 감독은 “갑자기 거꾸로 하나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취재진이 ‘올 시즌 소위 말하는 미쳤으면 하는, 기대할 만한 선수를 꼽아달라’라고 요청하자, 김태완 감독은 “순서대로 하니까 생각할 시간이 많으니 좋다”라고 운을 뗀 뒤 “일단 나부터 미쳐야 한다. 선수들의 기용, 교체 타이밍 등에서 많이 움직여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 발언은 개막전 상대 팀을 향한 선전포고에서 나왔다. 천안은 오는 2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부천FC와의 개막전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영민 부천 감독이 먼저 “지난해 천안과 1승 1무 1패를 한 게 너무 아쉬움이 남더라. 올해 3승으로 갚아주겠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에 김태완 감독은 “인생이라는 게 참 본인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계신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라면서 “어떻게 되나 두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