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 흥국생명 김연경과 윌로우가 팀이 득점하자 기뻐 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2.12.
지난 12일 현대건설과의 원정 경기는 흥국생명에 전환점이 될 것 같다. 타이밍과 경기력 모두 완벽했다.
흥국생명은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18승 6패, 승점 50을 기록하며 1위 현대건설에 승점 8 밀린 2위였다. 현대건설의 경기력을 고려하면, 남은 5·6라운드에서 역전은 어려울 것 같았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현대건설이 4일 정관장전에서 패했고, 그사이 흥국생명은 5라운드 3연승을 거두며 승점 차를 6까지 좁혔다. 그리고 12일 '승점 6 매치업'이었던 맞대결에서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14, 25-18, 25-2)으로 잡았다.
흥국생명은 3·4라운드에서 현대건설에 완패를 당했다. 1·2라운드는 이겼지만, 모두 풀세트 접전 승부를 치렀다. 그만큼 현대건설에 고전했다. 하지만 12일 5라운드 경기에서는 올 시즌 처음으로 셧아웃(세트 스코어 3-0 승리)을 해냈다.
새 외국인 선수 윌로우 존슨이 가세해 팀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좋아졌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에이스 김연경 모두 이 효과를 뽑았다. 윌로우가 가세한 덕분에 김연경 의존도가 낮아졌고, 다른 공격수 레이나 토코쿠의 공격 효율도 좋아졌다. 이날 김연경의 공격점유율은 33.33%, 윌로우는 29.41%, 레이나는 23.53%를 기록했다. 아본단자 감독도 이 비율에 만족감을 전했다.
여기에 현대건설전을 대비해 준비한 '특별 작전'도 통한 모양새다. 12일 경기 뒤 김연경에게 완벽한 승리 배경에 대해 구체적으로 묻자 그는 "구체적으로 말하기엔 작전과 관련이 있어서 말하기 어렵다"라면서 "상대 약점을 공략하기 위해 노력했고, 준비한 계획들이 잘 통했다. 그 덕분에 현대건설을 흔들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이상적인 공격점유율 분배에 대해 묻는 말에 "경기마다 차이가 있다"라고 했다. 상대 상성에 맞춰서 유연하게 전략을 실현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현대건설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공격과 수비 모두 '맞춤형' 전략을 만들었고, 셧아웃을 이끌어 낼만큼 효과를 봤다.
여전히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 레이스에서 밀려 있다. 승점 3 차이는 현대건설 전력을 고려하면 쉽게 뒤집기 어렵다. 하지만 추격 사정권을 유지하고, 6라운드 맞대결에서 승리하면 역전이 가능하다. 12일 5라운드 맞대결에선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두 팀의 정규리그 최종 맞대결은 내달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