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을 수상하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어릴 때 골든글러브를 받는 장면을 여러 번 상상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상을 받고 있으니 실감도 잘 안 난다. 정말 행복하다."
야구 소년이었던 노시환(23·한화 이글스)이 KBO리그 최고 3루수로 우뚝 섰다.
노시환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을 수상했다. 2019년 프로에 데뷔했던 그가 5년 차 시즌에 받은 첫 황금 장갑이었다.
부산의 야구 소년이었던 노시환에게는 의미가 큰 상이었다. 그래서일까. 수상 소감도 유독 길었다. 허구연 한국야구위원회 총재부터 한화의 박찬혁 대표, 손혁 단장, 최원호 감독, 코치진까지 모든 이름을 거론했다. 수상을 경쟁했던 최정(SSG 랜더스)은 물론 어린 사촌 동생 이름까지 꺼냈다.
한화 노시환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3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3루수 부문을 수상하고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노시환은 시상식 후 인터뷰에서 "첫 골든글러브였기에 너무 간단하게 수상 소감을 끝내지 않으려 했다. 올해는 정말 감사한 분들이 많아 모두 한 번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지명 타자 수상자였던 손아섭은 "노시환의 소감이 길어져서 내가 말할 시간이 짧아졌다"고 애정 어린 불평을 전하기도 했다. 노시환은 "저 때문에 소감을 짧게 하셔서 죄송하다. 내년에도 다시 이 상을 받을 수 있다면 그때는 간단명료하게 하겠다"고 웃었다.
노시환은 "소감은 즉흥이었다. 시상식을 지켜보면서 생각하다가 축하 공연이 시작돼 까먹고, 다시 고민하다가 두 번째 공연이 나와 감탄하다 보니 정말 준비할 때가 왔다. 그래서 그냥 즉흥으로 하려고 올라가다 보니 말이 길어졌다"고 했다.
수상 소감에도 언급한 대선배 최정에 대해서는 "최정 선배께서 올 시즌 저를 언급해주셨다. 제 롤 모델이면서도 경쟁 상대가 되어 주셨기 때문에 따라가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했다.
노시환은 "트로피를 실물로 보니 더 예쁜 것 같다. 무게는 적당하다"며 "어릴 때 상을 받는 상상을 여러 번 했다. 선수들이 골든글러브를 받는 걸 보면서 '내가 프로 선수가 돼 저 상을 받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상을 받고 있다. 솔직히 아직 실감은 잘 안 난다. 정말 행복한 하루"라고 기뻐했다.
한화 노시환이 11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리는 2023KBO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그는 "가장 뜻깊은 상이다. 너무 좋은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이제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걸 시작으로 3루수 최다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게 잘 준비하겠다"며 "최정 선배의 8개 기록은 따라가기 너무 힘들지만, 꼭 10개를 채워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노시환은 "올해 저희 한화에 좋은 어린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 재작년 정은원 형이 받았고, 올해는 내가 받았다. 이제 또 문동주나 문현빈 등 좋은 후배들이 많다. 한화에서 앞으로도 골든글러브를 많이 배출했으며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