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1년 차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송희채(31)는 어느새 저니맨이 됐다. 2013년 OK금융그룹에 입단해 5시즌을 뛰었고, 이후 삼성화재와 우리카드를 거쳐 올 시즌 다시 OK금융그룹으로 컴백했다.
V리그 남자부 7개 팀 중 4개 팀에서 뛰었으니, 웬만하면 다 친정팀. 대체로 '전' 동료들과 맞대결이 펼쳐진다. 사실 프로 무대에서 흔한 일이며, 송희채가 유난히 이적을 많이 하는 선수도 아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2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은 송희채에게 남달랐다. 바로 전 시즌 뛰었던 우리카드와의 승부였고, OK금융그룹 입단 동기이자 5시즌 동안 함께 뛰었던 송명근을 상대 코트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두 선수는 지난 5월, OK금융그룹과 우리카드 사이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맞바꿔 입었다. 송희채는 친정팀 복귀, 송명근은 데뷔 처음으로 이적을 경험한 것.
이 경기는 블로킹 득점을 쏟아낸 OK금융그룹이 우리카드에 3-0(25-16 25-18 28-26)으로 완승을 거뒀다. 송희채는 블로킹 1개를 지원했고, 13득점·공격 성공률 70.59%를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OK금융그룹은 시즌 7승(4패)째로 승점 18을 기록, 3위 삼성화재를 승점 1 차이로 추격했다.
경기 뒤 만난 송희채는 "이미 우리카드와는 1라운드에서 만났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은 없었지만, 장충체육관을 원정으로 방문하니 어색하긴 했다. 우리카드 후배들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라고 했다. 송명근에 대해서는 "오히려 (송)명근이가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는 게 어색하다. 네트 너머로 마주하고 있는 게 신기하다"라며 웃었다.
송희채는 부상 탓에 OK금융그룹 이적 뒤 팀 훈련을 많이 소화하지 못했다. 오기노 마사지 신임 감독이 추구하는 배구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전천후 선수로 평가받은 그는 바로 새 팀에 적응했다. 송희채는 "리시브 리듬이 오늘(26일 우리카드전)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감독님이 수비를 강조하는 만큼 철저한 분석과 준비 과정이 더 필요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