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코리안더비, 하지만 손흥민과 황희찬은 침묵했다. 절호의 찬스를 한 차례 씩 맞았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11일 영국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울버햄프턴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2라운드 경기. 이날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나란히 선발 출전하면서 시즌 첫 코리안더비가 성사됐다.
단순한 코리안더비가 아니었다. EPL 득점 2위(손흥민)와 6위(황희찬)의 맞대결이기도 했기 때문. 손흥민은 최근 리그에서 6경기 5골 1도움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었고, 황희찬도 최근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 2도움)를 올리며 고공 행진 중이었다.
11일 코리안더비에서 만난 황희찬과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맞대결에선 침묵했다. 손흥민과 황희찬 모두 최전방에서 슈팅을 때려내기 보단 2선이나 측면으로 빠져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는 데 주력하는 바람에 득점 기회가 많지 않았다. 실제로 이날 두 선수는 나란히 슈팅 1개를 때려내는 데 그쳤고, 볼 터치도 손흥민 36회, 황희찬 35회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 한 번의 슈팅이 절호의 찬스에서 나왔다.
후반 9분 울버햄프턴의 코너킥 혼전 상황, 주앙 고메스가 박스 바깥쪽에서 때린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돼 박스 안쪽에 있던 황희찬 앞에 떨어졌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 하지만 공은 황희찬 앞에서 갑자기 크게 튀었고, 황희찬이 논스톱 슈팅으로 이어갔지만 빗나갔다.
11일 울버햄프턴전에 나선 손흥민. 로이터=연합뉴스11일 울버햄프턴전에 나선 손흥민. AP=연합뉴스
황희찬이 골을 성공시켰다면 구단 대기록을 작성할 수 있었다. 연속 공격포인트 행진을 7경기로 늘리면서 앙리 카마라가 보유하던 구단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룰 수 있었다. 또 황희찬은 지난달 29일 뉴캐슬 유나이티드전 득점으로 146년 구단 역사상 최초로 홈 6경기 연속 득점을 올린 주인공으로 등극한 바 있다. 해당 연속 기록 역시 7경기로 늘리며 새 역사를 쓸 수 있었으나, 불규칙 바운드에 무산됐다.
손흥민에게도 절호의 찬스가 왔다. 후반 44분 역습 상황, 중앙의 벤탄쿠르가 연결한 공을 손흥민이 수비수 3명을 앞에 두고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수비 벽에 막혔다. 경기 내내 고립됐던 손흥민은 이날 처음이자 마지막인 슈팅을 때렸으나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데뷔골을 넣은 브레넌 존슨과 어시스트를 한 포로가 포옹하고 있다. AFP=연합뉴스AP=연합뉴스
한편, 승부는 울버햄프턴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전반 3분 브레넌 존슨이 데뷔골을 작렬하며 토트넘이 앞서 나갔으나, 후반 추가시간 1분 파블로 사라비아의 동점골과 추가시간 7분 레미나의 극장골이 연달아 터져 나오면서 울버햄프턴이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