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 없는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는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는 더 공감을 얻기 마련이다. ‘타겟’은 중고거래라는 현실적인 소재를 사용해 실제로 일어날 법한 이야기를 그렸다.
‘타겟’은 평범한 직장인 수현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수현은 인테리어 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 회사에선 상사가 쪼아대고 새로 이사 간 집에선 세탁기가 고장 나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때 친구 달자(이주영)의 추천으로 중고거래를 하게 되고 싼값에 제품을 구매한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건 고장 난 세탁기. 복수를 다짐한 수현은 사기꾼을 찾아내 게시글마다 댓글을 달아 방해를 한다. 하지만 그 이후로 수현의 주변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진다.
‘타겟’은 현실감을 최대한 살린 영화다. 온종일 휴대전화만 보는 사람들부터 피해자들에게 당장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경찰의 모습까지. 어느 날 갑자기 범죄의 표적이 된다는 설정은 영화적인 상황이 아닌 지금도 어딘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기에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다.
신혜선은 시간이 지날수록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잘 표현해냈다. “내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평범”하다는 신혜선의 말처럼 수현은 주변에 한 명쯤 있을 법한 인물이다. 초반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사기꾼을 집요하게 찾아내는 모습은 수현이 어떤 인물인지 잘 보여준다.
범죄의 타겟이 된 후 수현은 문자 하나에 마음을 졸이고, 누군가에게 감시당하고 있다는 불안을 감추지 못한다. 극 후반에 달해서야 맞서 싸울 용기를 가지는데 신혜선은 이런 수현의 감정 폭을 자연스럽게 그려낸다. 이런 수현의 모습은 보는 관객에 따라 진취적이라고도, 답답하게도 느낄 수 있다.
김성균은 ‘타겟’을 통해 형사 역할에 첫 도전했다. 김성균이 연기한 주형사는 사이버 수사대에서 근무하는 인물. 수현의 사건을 타 사기 사건과 동일하게 보다가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수현을 곁을 지켜주는 모습부터 형사로서의 면모까지 다양한 김성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이외에 나형사 역의 강태오, 달자 역의 이주영도 제 몫을 해낸다.
‘타겟’은 극 초반부터 사건이 터져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한다. 여기에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가 더해져 몰입도를 높인다. 다만 범인을 유추하기 쉽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커다란 사운드에 깜짝 놀라고, 마음 놓고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스릴러 영화로써의 역할은 충실하게 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