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유통업계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직접 방사능 안정성 검사를 하고, 수입처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가뜩이나 소비심리 위축된 상황에서 먹거리 불안 심리까지 더해질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국내산 수산물을 최대한 비축하고 방사능 검사를 강화하고, 수입처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7월부터 전국 매장에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측정기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판매 제품을 전수 검사할 계획이다. 검사 결과, 이중 안전성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제품은 롯데 중앙연구소로 보내 정밀 검사를 한다.
또 국내산 수산물 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내년 설까지 판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도 국내산 굴비와 갈치, 옥돔 등 내년 설까지 사전 판매물량 확보를 마쳤다.
신세계 관계자는 "향후 오염수 방류가 현실화하면 일본과 지리적으로 먼 대서양이나 지중해 등으로 수산물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민물고기와 수입 갑각류를 신상품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산 수산물의 경우 어종별 회유 경로를 파악해 방사능 리스크가 적은 어종만 매입하고, 정기적으로 방사능 검사를 진행하는 지역 수협 위판장에서만 수매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점포별로 간이 방사능 측정기를 구비해 오염수 방류 시점부터 안전 검사를 시행하고, 식품연구소의 고성능 방사능 측정기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굴비와 갈치 등 저장이 가능한 수산물은 원물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수입처 다변화에도 나서고 있다.
대형마트로 오염수 방류 대응에 분주하다.
이마트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1차례 검사한 뒤 다음날 상품 안전센터에서 정밀기기로 추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평시·주의·경계·심각 등 총 4단계로 방사능 안전 관리체계를 구축한 이마트는 단계별 샘플 검사도 확대한다.
현재는 평시 체제로 전체 어종의 25%가량을 샘플로 검사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이달 말 단계를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의 단계에서는 전체의 75%, 경계 단계에서는 100%에 대해 방사능 검사가 이뤄진다.
이마트는 또 방사능 오염 우려가 적은 지역의 수산물 상품을 확대하고, 국산 수산물의 안전성을 적극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국산 제주 은갈치, 아르헨티나 오징어, 노르웨이 고등어 등 냉동 상품의 비축을 확대한다.
롯데마트는 지난 2월부터 수산물 입고 단계별로 안전성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분기별로 1회씩 진행하던 샘플 검사를 최근 주 4회로 확대했고, 오염수 방류가 이뤄질 경우 검사 횟수를 더 늘릴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하반기부터 안성과 함안 등에 있는 자체 물류센터에서 방사능 검사를 할 방침이다.
업계가 이처럼 선제 대응에 나선 이유는 앞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해양 유출로 매출 감소 등 피해를 입은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에서는 일본과 가까운 동해나 남해 지역에서 조업되는 갈치, 고등어 등의 수산물의 매출이 20% 넘게 줄었다. 이마트에서도 갈치 매출이 35.6% 감소했다.
일본과 가까운 동해나 남해지역에서 잡히는 갈치나 고등어, 명태 등의 8월 한달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최대 40% 이상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수산물 매출이 급락해 노르웨이산 고등어, 세네갈산 갈치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한 경험이 있다”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슈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만큼 수산물 먹거리 안전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