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곤 컴투스홀딩스 제노니아 사업담당 임원 겸 컴투스 개발전략센터장이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 제공 피처폰 시절 '아재'들을 설레게 했던 국산 RPG '제노니아'가 오는 27일 우리 곁으로 돌아온다. 실사형 판타지가 장악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카툰 렌더링'이라는 다소 과감한 시도를 한다.
제노니아는 2008년 첫 작품을 내놓은 뒤 총 7개 시리즈로 글로벌 누적 63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한국 게임 최초로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를 찍은 컴투스홀딩스의 대표 IP(지식재산권)다.
이번 신작의 개발은 누적 매출 3조원의 '서머너즈 워'를 선보인 컴투스가, 국내외 서비스는 20여 년간 퍼블리싱 노하우를 쌓아온 컴투스홀딩스가 맡았다.
국내 게임 산업이 침체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제노니아는 컴투스 그룹의 운명을 쥐고 있다. 당장 매출에 신경 써야 할 것 같지만 게임 본연의 가치인 재미에 주력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만난 남궁곤 컴투스홀딩스 제노니아 사업담당 임원 겸 컴투스 개발전략센터장은 빠른 성장을 다투는 대신 캐릭터의 사연에 공감하고 다른 플레이어와 함께 싸우는 인간적인 게임을 지향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소환한 추억의 GM(게임 운영자)은 인생 상담도 한다. 건너뛰기 버튼에 손이 가지 않도록 150여 개의 컷신에는 장인 정신을 녹여 넣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최신작 '디아블로4'에 이어 올 하반기 경쟁작이 쏟아질 예정이라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지만 컴투스홀딩스는 확신에 찬 모습이다. 남궁곤 이사에게 제노니아의 매력과 포부를 물어봤다.
-한국 MMORPG 시장을 장악한 '리니지 라이크' 게임과 비교해 제노니아만의 특징은.
"'국산 MMORPG=실사형 판타지' 공식을 깼다. 애매한 수준을 넘어 최상의 품질을 뽑아내자는 목표 아래 카툰 렌더링으로 제작했다. 익숙한 장르이지만 양념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시스템을 섞었다. 창발적인 플레이가 가능한 규칙을 설계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컴투스홀딩스는 오는 27일 '제노니아'를 출시한다. 컴투스홀딩스 제공 -'서머너즈 워'를 잇는 대형 IP라 기대가 클 것 같다. 정통 MMORPG 첫 도전이기도 하다.
"실패가 누적되면 습관이 된다는 생각으로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있다. 현시점에는 본진인 한국에 집중하고 있다. 사업적인 성과에 따라 미래 방향을 선택할 수 있을 것 같다. 국내 매출 1위가 단기적인 목표다."
-MMORPG의 핵심 가치는 운영에서 나온다. 어디에 가장 신경을 쓰나?
"플레이어들이 어디서 재미를 느끼는지 철저히 들여다본 뒤 관련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불편한 부분은 빠르게 개선하는 두 개 축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다. 서비스 측면에서는 레트로 콘셉트를 가져간다. CM(커뮤니티 매니저)이 아닌 GM 체계를 복원해 게임 안에 상주하면서 문제를 해결하고 이벤트를 즉시 열기도 할 예정이다. 인생 상담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비용 측면에서 지금과 맞지 않을 수 있지만 사람의 온정이 느껴지는 게임으로 준비하고 있다."
-제노니아에서 반드시 즐겨야 하는 시스템은?
"한국 플레이어들은 효율을 중시한다. 때문에 스토리를 간과하는데, 제노니아는 스토리·게임 연출·캐릭터·몰입감은 장인 정신으로 제작해 성장만 추구하는 유저들도 은연 중에 캐릭터의 사연을 흡수하도록 많은 신경을 썼다. 기존 공성전이나 길드전보다 커뮤니케이션이 강력히 발현되는 침공전을 추천한다. 규칙은 플레이어가 만든다. 조금 더 가볍게 개인 또는 그룹 단위로 즐길 수 있다."
-게임 스토리의 시점은 언제인가.
"제노니아 1~3편의 내용을 담았다. 이후에는 세계관 안에서 등장했던 캐릭터들의 설정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새로운 오리지널 스토리나 마찬가지다."
-디아블로4와 일정이 겹쳤는데 부담이 되지 않나.
"유저 층은 일부 겹치겠지만 장르 특성에 차이가 있어 크게 이슈가 되는 일정은 아니라고 판단한다."
남궁곤 컴투스홀딩스 제노니아 사업담당 임원 겸 컴투스 개발전략센터장이 지난 15일 서울 가산동 본사에서 신작을 소개하고 있다. 컴투스홀딩스 제공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2'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리니지와 제노니아의 IP 경쟁력을 비교한다면.
"리니지는 훌륭하고 좋은 IP이지만 카카오게임즈의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나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 등 새로운 IP도 그 규모에 못지않게 좋은 성과를 내고 유저 만족도도 높다. 제노니아 IP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신작이 제노니아 IP에 기름을 부어 활활 타오르게 하기를 바라고 있다."
-BM(비즈니스 모델은)은 어떻게 되나.
"한국형 MMORPG의 길을 따라간다. 대신 게임적인 재미 측면에서 플레이어들의 구매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스내컬처 확산에 쉬운 플레이를 보장하는 게임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제노니아는 어떤가.
"캐릭터와 마주하며 인터랙션을 주도하는 장르이다 보니 일부 의도적으로 배제했다. 편의성은 제공하지만 쉽고 짧은 접근보다 기본기에 집중했다."
-시나리오 강점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기존 스토리 라인을 유지하지만 트렌드를 따라간다. 한국형 MMORPG 유저는 30~40대가 대부분이지만 이 폭을 더 넓히려고 한다. 단순히 양을 채우는 데 급급하지 않고 연출 신 하나하나를 공을 들여 제작했다. 캐릭터 디자인에 작은 변화가 생기면 손봐야 할 곳이 많은데 타협하지 않고 고치고 있다."
-플레이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게임의 재미를 끌어올리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작은 목소리도 간과하지 않는 밀착형 서비스로 '이런 운영을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끔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