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손아섭이 14일 KBO리그 역대 세 번째로 2300안타 고지에 올랐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드디어 2300번째 안타를 쳐냈다.
손아섭은 지난 1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에 1번 타자·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손아섭의 활약에 힘입은 NC는 5-4로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기록했다.
평범한 안타가 아니었다. 이날 전까지 개인 통산 2299안타를 기록 중이었던 손아섭은 두 개를 더해 통산 2300안타의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10년 삼성 라이온즈 양준혁(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과 2018년 LG 트윈스 박용택(KBS N 스포츠 해설위원)에 이은 KBO리그 역대 세 번째 기록이다.
손아섭이기에 가능한 대기록이었다.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데뷔한 손아섭은 2010년부터 롯데의 주전 외야수로 자리 잡았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 이상을 기록했고, 시즌 190안타와 타율 0.350 이상도 두 번이나 이뤘다. 최다 안타 타이틀도 세 차례(2012·2013·2017)나 수상했다.
위기도 있었다. 장타력이 떨어진 채(2021년 3홈런)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를 맞았고, 친정팀 롯데와 재계약에 합의하지 못했다. 대신 4년 총액 64억원에 NC로 이적했으나 첫 해 타율 0.277로 체면을 구겼다. '3할 보증수표'가 더는 아니라는 눈초리가 그를 따랐다.
위기는 길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폼을 교정한 손아섭은 시즌 초 타율 0.208(4월 16일 기준)까지 부진했으나 이후 시동을 걸어 교타자의 자존심을 회복했다. 4월 17일 이후 42경기에서는 타율 0.349(175타수 61안타)로 빼어났다. 시즌 타율도 어느덧 0.316(14일 기준)으로 리그 2위까지 올라왔다.
NC 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안타의 가치 또한 높았다. 14일 안타 2개도 모두 결정적일 때 나왔다. 7회 말 안타는 동점의 디딤돌이 됐고, 9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기록한 내야 안타는 끝내기 득점으로 이어졌다. 시즌 전체로 봐도 빼어난 활약이다. 득점권 타율 0.344, WPA(승리 확률 기여도) 0.52(팀 내 1위·스포츠투아이 기준)를 기록 중이다.
손아섭이 가장 먼저 떠올린 건 팬들의 존재였다. 부산에서 15시즌, 창원에서 2시즌을 뛰며 누구보다 뜨거운 사랑을 받아온 그였다. 손아섭은 "2300안타를 기록하기까지 들은 팬들의 함성을 기억한다. 팬 분들의 응원과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손아섭의 커리어는 현재진행형이다. 2300안타를 친 나이가 35년 2개월 27일에 불과하다. 짧아도 2년 이상, 길어도 5년 이상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2400안타 고지까지도 점령할 수 있다. 이르면 내년 전반기에 역대 최다 안타 신기록을 바라볼 수 있다.
역대 세 번째 2300안타를 기록한 NC 다이노스 손아섭.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손아섭의 맹타는 15일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이날 4타수 3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 팀이 10-3으로 대승하게 하는 선봉장이 됐다. 통산 안타도 2304안타로 추가됐다. 경기 후 만난 손아섭은 "14일에는 사실 감이 좋지 않았는데 운 좋게 2안타를 기록했다. 힘든 경기를 역전시키며 팀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고 나 역시 느낌이 좋았다. 그래서 오늘도 좋은 밸런스 속에서 타격한 것 같다"고 웃었다.
손아섭은 "잘 칠 때는 많이 치고, 못 칠 때는 아예 못 치고 있다. 아직 타격폼에 기복이 있다"며 "에이징 커브가 왔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아직 몸은 건강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에 대해 아직 믿음이 있다. 올 시즌뿐 아니라 몇 년 정도는 더 거뜬할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손아섭의 멀티 히트로 승리한 NC는 3위를 탈환했고, 15일 승리로 그 자리를 지켜냈다. 손아섭과 함께 NC도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