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의 인내심이 다한 것일까. 두 달 넘게 1군 마운드에 정상 복귀하지 못한 딜런에 대해 이 감독이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딜런은 지난겨울 두산과 총액 65만 달러 계약을 맺고 온 신입 외국인 투수다. 기대치가 낮지 않았다. 직구 구속도 제법 빨랐고, 변화구 구위에 대한 평가가 높았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도중 부상을 당하면서 모든 게 꼬였다. 4월 내 복귀하지 못했고, 5월에야 복귀했다. 그러나 2경기만 등판해 평균자책점 8.00으로 부진했다. 설상가상 팔꿈치 통증을 느끼며 약 2주 만인 지난달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3주 가량 시간이 흘렀으나 여전히 딜런은 함흥차사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던 이승엽 감독의 말에도 비관적인 분위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6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이 감독은 딜런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STOP 상태다. 안 좋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2023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지난달 4일 오후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딜런이 5회 교체 되고 있다. 잠실=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팔꿈치(굴곡근) 통증이 호전되지 않은 탓이다. 딜런은 지난달 23일 잠실구장으로 출근해 첫 캐치볼을 마쳤다. 그러나 부상 부위 통증이 이튿날 재발했다. 이어 지난 4일 불펜 피칭을 진행했으나 다시 같은 부위 통증을 호소했다.
같은 부위 통증이 반복되니 억지로 1군에 올릴 수 없는 노릇이다. 이승엽 감독은 "교체를 하거나 안고 가야 한다. 그런데 상태가 좋은 편이 아니다. 1군에서 뛰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다만 당장 교체를 결정한 건 아니다. 이 감독은 "아직 교체 결정이 난 건 아니다. 막 불펜 피칭을 했는데 교체 결정을 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딜런에 이어 곽빈과 최원준까지 이탈한 상황. 두산은 이번 주 대체 선발로 장원준과 박신지를 6일과 7일 연달아 기용한다. 이 감독은 "이번 주가 우리한테 고비"라며 "정말 중요한 한 주가 될 것 같다. 특별히 더 신경쓰인다. 오늘 내일까지는 잘 치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