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4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9회초 마무리 서진용이 등판해 투구를 준비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5.24/
“하재훈의 기록을 깼으면 한다.”
SSG 랜더스의 뒷문은 든든하다. 0점대 평균자책점의 위용을 자랑하는 마무리 투수 서진용(31)이 있기 때문이다. 서진용은 올 시즌 24경기에 나와 1승 무패 18세이브 평균자책점(ERA) 0.74를 기록하며 뒷문을 탄탄히 지키고 있다. 블론 세이브가 단 한 개도 없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벌써 18세이브. 이 페이스대로라면 시즌이 끝났을 때 55개의 세이브를 기록할 수 있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 세이브는 2006년과 2011년 오승환이 기록한 47세이브. 현재 SSG와 서진용의 기세라면 한 시즌 최다 기록도 노려볼 만하다.
서진용이 마무리 투수로 시즌을 시작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2017년부터 세이브 기록은 꾸준히 쌓아왔고, 지난해엔 처음으로 20개 이상의 세이브(21개)를 기록했지만, 시작부터 마무리를 맡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풀타임 마무리 경험도 당연히 없다.
첫 풀타임 마무리를 향해 나아가는 서진용은 순항 중이다. 지난해 4점대 ERA를 기록했던 불안한 모습도 없어졌고, 노련한 위기 대처 능력까지 선보이고 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서진용이 경험치가 쌓였다. 이제 확실한 팀의 마무리라는 걸 본인도 느끼지 않았을까. 위기 상황에서 버티는 힘이 생겼다”라며 서진용의 성장을 칭찬했다.
난공불락의 마무리가 된 서진용. 투수 전문가 김원형 감독은 서진용이 올 시즌 몇 개의 세이브를 올릴 거라 예상할까. 잠시 고민하던 김 감독은 “하재훈의 기록을 뛰어넘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하재훈은 전신 SK 와이번스와 SSG 시절을 통틀어 구단 한 시즌 최다 세이브(2019년 36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원형 감독은 “SK 시절부터 우리 구단엔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가 없었다. 여러 시즌 동안 구단의 뒷문을 책임진 선수는 정대현(2007~2009) 정도만 생각이 나는데, 서진용이 하재훈의 기록을 깸과 동시에 구단의 대표적인 마무리 투수가 됐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다만 서진용도 아직 극복하지 못한 단점이 있다. 휴식이 길어지면 흔들린다는 점이다. 지난달 30일 5일 휴식 후 등판한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서진용은 9회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하며 시즌 첫 패배를 당할 뻔했다.
이에 김원형 감독은 “휴식 없이 출전시키는 것도 고민했지만, 그래도 적절한 휴식이 필요하다. 이제 서진용이 문제의 원인을 스스로 잘 파악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