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방송사 트롯 오디션 포스터
지역 축제가 트롯 시장의 균형있는 발전을 위한 기반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각 지자체가 지역의 특색을 널리 알리기 위해 마련하거나 기념일을 지역구민과 함께 자축하기 위해 준비하는 축제가 트롯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강태규 대중음악 평론가는 21일 “지역 축제는 지자체가 국민의 세금으로 개최하는 것인 만큼 인기에 편중된 시장논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공공의 이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이 기반이 돼 준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롯 업계 빈익빈 부익부의 근본적인 원인은 쏠림현상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트롯의 인기가 부활했다고는 하지만 트롯으로 활동을 하는 모든 가수들이 혜택을 보는 것은 아니다. 트롯 가수들의 주요 수입원이 되는 행사와 자신을 홍보할 수 있는 방송 출연까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에게 기회가 집중돼 이 같은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강태규 평론가는 “대중의 문화향유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지역행사는 대중이 좋아할 만한 가수에만 집중할 게 아니라 새로운 얼굴들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것도 주최측인 지자체의 의무”라며 “폭넓은 정책들이 수반된다면 지역 축제는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윈윈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장이 투표로 선정되는 상황이다보니 축제에 가수 등 스타의 출연을 추진할 때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 깔린다는 지적도 있다. 세금으로 연예인을 섭외해 선거운동을 하는 셈인데 이로 인해 시장의 균형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20년 이상 트롯 업계에 종사해온 한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행사 개최시 다양한 가수들을 골고루 초대해야 그들도 일자리가 창출되고 공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며 “몸값이 높은 트롯 오디션 출신 A급 가수 한 명을 초대하기 위해 그렇지 못한 기존 무명 가수들의 출연료를 낮추거나 섭외에서 배제하는 것은 특히 지역 주민들에게 문화의 혜택을 다양하고 균등하게 제공하는 데 신경을 써야 하는 지자체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사 주최 측에서 다양한 가수들을 균형있게 섭외한다면 향후 더 나은 트롯 시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출연자가 누구냐에 따라 공연의 호응도가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모든 출연자를 인기 스타들로 채우는 것은 비용적인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공연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들은 완급조절로 이를 극복하기도 한다. 한정된 예산에 맞춰 스타와 신인 등 다양한 출연진을 갖추고 조화롭게 배치해 관객의 호응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기획하는 것이다. 이 역시 트롯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방송사들도 신인이나 무명의 트롯 가수들이 인지도를 더 쌓을 수 있도록 기여를 해야한다. 지상파와 종편채널 등 방송사들이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인정을 해야 한다. 이들은 이후 오디션 프로그램의 스핀오프 프로그램으로 트롯의 인기를 계속해서 견인하고 있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도를 높인 스타들에게 기회가 한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최영균 대중음악평론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상위 입상을 하지 못한 출연자나 무명, 신인들도 출연할 수 있는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지상파에서 트롯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가 몇개나 되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