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지난 17일 경기도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현장 방문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카오가 지난해 10월 발생한 서비스 장애의 악몽을 딛고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대규모 개편과 글로벌 엔터사 도약으로 제2의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28일 제주도 본사에서 열린 제28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지난해는 카카오에게 참으로 어려운 시기였다"며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이용자를 포함해 카카오를 둘러싼 이해관계자들께 많은 심려를 끼쳤다"고 운을 뗐다.
홍은택 대표는 이어 "올해 역시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성장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앞날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 발굴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첫 번째 미션으로는 카카오톡의 변화를 꼽았다.
홍은택 대표는 "채팅탭으로 묶여 있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식들을 더욱 세분화할 것"이라며 "대화 대상과 관계에 맞춘 형식과 기능들로 카톡의 커뮤니케이션을 질적으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카톡 프로필에 간편하게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공감 스티커'를 선보였다. 올해는 친구탭을 지인·비지인·준지인·비즈니스 친구·인공지능(AI) 친구 등 다양한 관계를 확인하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바꿀 계획이다.
오픈채팅도 올 상반기 안에 현재의 채팅탭에서 분리해 별도의 탭으로 신설한다.
일상의 다양한 재미를 담을 수 있는 채팅방부터 기업이 대규모로 이벤트를 운영할 수 있는 오픈채팅까지 보다 다채로운 주제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카카오 판교 아지트. 연합뉴스 최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추진하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홍은택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글로벌 IP(지식재산권)·제작 시스템과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보유한 IT 기술·IP 밸류체인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의 결합으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남은 인수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사업 협력 방안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AI와 헬스케어 영역의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카카오브레인은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GPT'로 새로운 기회를 만든다. 비용 경쟁력을 끌어올려 연내 AI 기반 버티컬 서비스를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헬스케어는 개인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조만간 출시한다. 패치형 센서와 모바일 앱을 연동한 혈당 관리 솔루션이 선봉에 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정관 일부 변경의 건·이사 선임의 건·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 총 9개 안건이 원안대로 승인됐다.
홍은택 대표는 "지난 10년간 카카오가 압축 성장하는 동안 가려져 있던 문제들을 점검하면서, 사업의 구조부터 조직의 문화까지 경영 전반에서 내실을 다져 나가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