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 감독이 21일 오전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축구국가대표 훈련에 앞서 선수들과 미팅을 하고 있다. 대표팀은 22일 오전까지 파주에서 호흡을 맞춘 후 클린스만 감독의 대표팀 데뷔전인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이 열리는 울산으로 이동한다다. 파주=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21/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축구대표팀에 부임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아직 출항 전인 클린스만호지만, ‘우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똘똘 뭉치는 분위기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지난 8일 취재진과 대면에서 “한국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포르투갈,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상대로 이긴 팀”이라며 “아시안컵 우승이 목표”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후 취임 기자회견 등 공식 석상에서 거듭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제패는 한국의 숙원이다.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는 한국은 1960년 자국 대회에서 정상에 선 후 63년 동안 트로피에 입을 맞추지 못했다. 성공적인 지도자로 평가받는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이끌던 2019년에도 8강에서 카타르에 져 짐을 쌌다.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컵은 클린스만 감독에게도, 태극 전사들에게도 동기부여가 크게 될 만하다.
특히 화려한 개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우승 경험이 없는 손흥민(토트넘)은 아시안컵이 더욱 절실하다. 2010년 12월 처음 태극 마크를 단 손흥민은 지금껏 아시안컵에 세 차례 출전했다. 그러나 번번이 쓴잔을 들었다. 2011 카타르 대회 때는 3위, 2015 호주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거둬 아쉬움을 삼켰다. 클린스만 감독이 설정한 목표에 의지를 불태우는 이유다. 손흥민이 22일 오전 경기도 파주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한 대표팀 훈련에 앞서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대표팀은 이날 오전 훈련 후 평가전이 열리는 울산으로 이동한다. 파주=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22/
클린스만호에 처음 합류한 ‘캡틴’ 손흥민은 “우승컵은 공짜로 들어오는 게 아니다. 1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선수들도 잘 준비해서 오랜 시간 가져오지 못한 트로피를 가져오는 게 중요하다”며 “나는 (아시안컵) 8강, 준결승, 결승에서 떨어져 봤다. 이런 아픔이 좋은 경험이 됐으면 한다. 이번 아시안컵에 내가 간다는 보장은 없지만, 가게 되면 아시안컵을 다시 대한민국으로 가져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최근 소속팀에서 우승을 맛본 ‘막내’ 오현규(셀틱)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현규는 지난달 이적 한 달 만에 스코틀랜드 리그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 입소 후 “나도 (클린스만 감독의 말에) 동의한다. 감독님과 함께 아시안컵에 나가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다”고 속내를 전했다.
이제 막 닻을 올린 클린스만호는 이미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다. ‘원팀(One Team)’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조건인 목표 설정은 마친 모양새다. 팀을 파악하기 위한 작업도 시작했다. ‘소통’을 강조한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의 트레이닝복 가슴 부분에 등번호를 부착하게 했다. 빠르게 선수들 면면을 알기 위함이다. 또한 용이한 파악을 위해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쓴 번호를 3월 2연전에 그대로 사용한다.
아시안컵 우승으로 똘똘 뭉친 클린스만호는 오는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역사적인 첫발을 뗀다.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카타르 월드컵 리턴 매치를 치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