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25·키움 히어로즈)는 이미 월드 클래스다. 아직 메이저리그(MLB)에 데뷔하지 않았지만 각 구단과 미국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미 빅리그에 진출한 선수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는 이정후가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정을 마치고 개인 소셜미디어(SNS)에 남긴 글에 "함께 뛰는 날을 기대한다(I'm looking forward to playing together)"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정후는 이번 대회 한일전에서 다르빗슈와 2번 상대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는 날카로운 우측 파울 타구를 만든 뒤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한국이 2-0으로 앞선 3회 초 2사 2루에선 몸쪽(좌타자 기준) 95마일(시속 152.8㎞)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전 적시타를 쳤다. 비록 한국은 이 경기에서 4-13으로 대패했지만, 이정후는 멀티히트를 치며 '예비 빅리거'다운 타격을 보여줬다.
이정후는 SNS에 다르빗슈에게 안타를 뽑는 장면이 담긴 사진과 문구를 함께 게재했다.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르빗슈와의 첫 승부에서 비록 파울이었지만, 정타를 생산한 타격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정후의 행보에 다르빗슈도 이에 화답한 것.
이정후는 한일전이 끝난 뒤 일본 대표팀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와 사인 배트를 주고받으며 친분을 드러낸 바 있다. 요시다는 지난겨울 보스턴 레드삭스와 기간 5년, 총액 9000만 달러(약 1100억원)에 계약하고 빅리그 데뷔를 앞둔 선수다. 요시다의 활약 여부는 2023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으로 빅리그 진출을 노리는 이정후의 대우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대표팀 일정을 마치자마자 소속팀에 합류한 이정후는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관련 에피소드에 소회를 전했다. 그는 "요시다는 현재 같은 에이전시(보라스 코퍼레이션)이기 때문에 일본에서 한 번 보기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르빗슈의 댓글에 대해서는 "(귀국 뒤) 집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댓글이 달리더라. MLB에서 1선발로 뛰고 있는 선수는 그렇게(함께 뛰자고) 해줘서, 동기부여도 되고 자신감도 생기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정후는 이번 WBC를 앞두고 참가 20개국 선수 전체를 대상으로 뽑은 외야수 베스트 3인 안에 뽑혔다. MLB닷컴에 소개되는 단독 인터뷰를 소화하기도 했다. 1라운드 4경기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5타점 4득점을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하기도 했다. 그를 향한 이웃 나라 현역 빅리거들의 관심은 당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