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2차전에서 4-13으로 대역전패했다. 전날 호주전에 7-8로 패한 한국은 조 최하위로 추락,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국은 선발 김광현의 2이닝 5K 무실점과 2회 3득점으로 기분 좋게 시작했으나, 이후 마운드가 두 번이나 4실점 이상 빅이닝을 허용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10점차 이상 경기에 주어지는 콜드게임을 간신히 면했다.
'숙적' 일본에 당한 충격의 대패. 경기 후 일본 매체들도 한국의 한일전 패배를 집중 보도했다. 일본 스포츠매체 풀카운트는 '일본의 숙적인 한국은 왜 약해졌나'는 제목의 기사로 한국의 대패를 분석하기도 했다.
매체는 "2008 베이징 올림픽이나 2009 WBC 대회처럼 과거 한일전은 늘 치열했다"라면서도 "한국은 2013, 2017 WBC 대회에서 1라운드에 탈락하며 한일전이 성사되지도 않았지만, 이번에 대패를 당하면서 '야구 강국'이라는 이미지가 무너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매체는 한국의 고전 이유로 마운드를 지목했다. 매체는 "한일전 투수 기용이 이유를 말해준다. 한국은 호주전에 패하면서 대회 구원투수로 기용하려던 좌완투수 김광현을 선발로 내보냈다. 달리 의지할 선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젊은 선수의 더딘 성장도 꼬집었다. 매체는 "한국의 젊은 투수 부족은 명단 발표 때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타자 쪽에서도 고교야구에서 나무 배트를 사용하면서 강타자가 사라지는 현상이 발생했다"라면서 "지난 시즌 37세의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하고, 은퇴한 이대호가 KBO리그 타율 4위(0.331)에 오를 정도로 젊은 세대들이 따라잡지 못했다"라고 한국 야구의 현실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KBO리그의 토종 투수들이 부진하는 경향도 부진의 이유로 꼽았다. 매체는 "기술과 파워가 있는 타자들이 줄어들면서 투수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상위 10명 중 국내 투수는 김광현 포함 3명뿐이다. 나머지는 외국인 선수들이다"라면서 "각 구단들은 외국인 투수 영입에 혈안이 돼있다. 자국 선수가 경험을 쌓을 기회가 줄어들었다"라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