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KFA)는 축구 국가대표팀 새 사령탑으로 클린스만(58) 감독을 선임했다고 27일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과 계약은 3월부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 약 3년 5개월. 연봉은 양측의 합의에 따라 밝히지 않기로 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할 코치진은 조만간 감독과 KFA가 논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KFA는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의 후임으로 여러 후보를 두고 고심했다. 클린스만 감독을 비롯해 스페인 출신의 로베르토 모레노 감독이 축구대표팀 새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
애초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은 전문성, 감독의 경험, 확실한 동기부여, 팀워크 능력, 환경적 요인 등 다섯 가지를 대표팀 감독 선임 기준으로 내세웠다. 당시 뮐러 위원장은 “앞으로 맡게 될 감독은 그동안 KFA의 철학과 연관된 사람일 거다. 항상 우리가 무엇을 원하고 해왔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내가 생각하는 한국의 축구 철학은 ‘강한 정신력’ ‘파이팅’ ‘투혼’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기준 중 경험은 확실히 충족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미국 대표팀을 지휘했다. 바이에른 뮌헨 등 다수 클럽팀 사령탑을 지낸 경험도 있다. 특히 미국 대표팀 수장으로 5년간 활약하며 2013년 북중미 선수권 우승,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등 성과를 냈다.
독일 연결고리도 한몫했을 가능성이 크다. 독일 출신인 뮐러 위원장은 취임 당시 감독 선임을 위해 개인적인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차두리 FC서울 유스강화실장과 클린스만 감독의 연이 있다. 둘은 FIFA 기술연구그룹(TSG)의 일원으로 카타르 월드컵 기간 내내 동행했다. 독일 매체 키커는 클린스만과 KFA의 연결고리로 차두리를 지목하기도 했다.
가장 중요한 사안은 ‘국내 상주’였다. 뮐러 위원장이 내건 다섯 가지 조건 중 환경적 요인에 해당한다. 벤투 전 감독은 한국에 머물며 K리그 현장을 다녔다. 직접 관찰하며 선수를 발굴했고, 이는 월드컵에서의 좋은 성과로 이어졌다.
다만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을 이끌던 때에도 미국에 거주하며 업무를 처리했다. 현장 업무는 당시 요하임 뢰브 수석코치에게 맡겼다. 국내 상주가 협상에 있어 상당히 까다로운 사안이 될 것으로 보였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재임 동안 한국에 거주하는 것에 동의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주 중 입국해 한국대표팀 감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그의 데뷔전은 다음 달 24일 울산에서 열리는 콜롬비아와의 친선전이다.
한국 축구와 동행하게 된 클린스만 감독은 KFA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감독이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다. 거스 히딩크 감독을 비롯해 전임 파울루 벤투 감독에 이르기까지 역대 한국대표팀을 지휘한 훌륭한 감독들의 뒤를 잇게 된 것을 영예롭게 생각한다. 다가오는 아시안컵과 2026 월드컵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