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짐승' SSG 랜더스 최지훈(26)이 드디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WBC 조직위원회인 WBCI(World Baseball Classic Inc)가 5일 KBO에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이 WBC에 출전할 수 없다고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최지만은 재활을 마치고 WBC 출전을 노렸지만, 대표팀의 부상 우려로 끝내 승선에 실패했다.
같은 1루수가 나설 수도 있었지만, KBO는 젊음과 패기를 지닌 최지훈을 선택했다. 최지훈은 일찌감치 국가대표 후보로 꼽혀왔다. 외야 수비는 이미 지난해부터 정상급이었다. 선수협이 투표와 기록 기반으로 선정하는 플레이어블 어워드 수비상도 지난해 수상했다. 올해는 타율 0.304 10홈런 31도루로 타격 성적까지 월등히 발전했다. 비슷한 수비력에 태극마크 경험을 갖춘 박해민(LG 트윈스)에 밀려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대체 명단 1순위가 되면서 마침내 첫 성인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됐다.
플로리다에서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최지훈은 선발 소식을 들은 후 "전혀 예상 못 하고 있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탁돼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발해주신 만큼 뽑아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에 임하겠다"고 전했다.
최지훈에게는 '국가대표' 팀 선배가 많다. 최지훈이 후계자로 꼽혔던 '짐승' 김강민은 과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메달 수상에 힘을 보탰다. 에이스 김광현, 3루수 최정 등도 국가대표 단골 멤버다. 최지훈은 "사실 지난해 50인 관심명단에 뽑혔을 때부터 최정 선배님이 ‘너는 갈 수 있을 거다,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이 가서 좋은 경험도 하고, 그러다 보면 야구도 많이 늘 거다’라고 계속 말씀해주셨다"며 "그 말이 현실로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늦게나마 같이 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주전으로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맡은 역할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지훈은 "제일 먼저 부모님께 연락드렸다. 방금도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었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또 김원형 감독님께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셔서 작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팀의 모든 코치님께도 신인 때부터 많은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미 스프링캠프를 위해 몸을 만들어 온 최지훈이다. 컨디션은 충분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실전에 서야 해 타격감이 변수다. 그는 "몸은 비시즌 동안 한국에서 잘 만들어 왔다. 몸 상태는 자신있다. 하지만 실전 감각이 제일 걱정"이라며 "내일부터라도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서 경기 일정에 맞게 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태극 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굉장히 무거운 자리고 또 책임감이 많이 따르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부담되기도 한다"면서도 "각 나라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가 경쟁하는 자리인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