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과 방탄소년단,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조합이다. 그야말로 K팝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들이 만났다.
빅뱅 태양과 방탄소년단 지민이 신곡 ‘바이브’(VIBE)로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 내며 전 세계에 K팝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지난 13일 오후 6시 발매된 ‘바이브’는 14일 0시 기준으로 60개국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동시에 국내 주요 음원 사이트의 상위권 차트에 진입했으며, 뮤직비디오는 공개 하루 만에 2000만 회의 조회수를 넘으며 비교 불가한 명성을 입증했다.
태양의 ‘바이브’는 사랑의 조화로움 속 피어나는 아름다움과 함께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미묘한 감정을 풀어낸 곡. 여기에 피처링에 참여한 지민의 목소리로 완성도를 높였다.
2세대를 대표하는 그룹 빅뱅이 아이돌의 ‘대중화’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그룹이라면 3세대를 대표하는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 돌풍을 일으킨 그룹이다. K팝 역사에 빠질 수 없는 두 그룹이지만 세대가 다르기에 ‘협업’의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바이브’에서 태양과 지민의 마치 한 팀과 같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태양은 ‘바이브’에서 또 한단계 성장했음을 확인시킨다. 태양 특유의 부드러운 음색으로 시작되는 ‘바이브’는 스윙풍의 전주로 전환되며 흥을 돋운다. 이어진 싱잉랩에선 태양의 독보적인 R&B 창법이 도드라지고, 고음은 쭉 뻗으며 감성은 더욱 짙어졌다.
이어 바톤을 넘겨받듯 지민의 파트가 시작한다. 여리고 얇은 선율이 특징인 지민의 보이스는 태양과는 정반대의 매력을 선보인다. 태양이 두껍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로 곡의 중심을 이끌어간다면, 지민은 섬세하면서도 하이톤이 돋보이는 창법으로 리스너들을 만족시킨다.
그룹에서 ‘춤’을 담당한 멤버들인 만큼 퍼포먼스는 더욱 풍성하다. 3분가량의 짧은 뮤직비디오에 작은 몸짓 하나만으로 ‘바이브’ 그 자체를 표현해냈다. 여기에 화려한 스텝, 웨이브 등 모든 동작에 여유로움과 노련함까지 섞이니 섹시하고 짙은 남성미를 느끼게 만든다. 또 절도 있는 군무가 아닌 프리한 느낌이기에 두 사람의 같은 듯 다른 결의 춤 스타일 또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태양과 지민의 만남은 2년 전 프로듀서 테디의 “두 사람이 멋진 곡으로 세상에 나오면 좋겠다”는 말에서 비롯됐다. 지민 또한 데뷔 초부터 ‘함께 무대에 서고 싶은 선배’로 태양을 언급했고, 마침 태양과 지민이 지난해부터 사석에서 만날 기회가 생기며 두 사람의 협업은 운명처럼 다가왔다. 그리하여 탄생한 곡이 바로 ‘바이브’다.
특히 ‘바이브’는 태양이 2017년 정규 3집 ‘화이트 나이트’ 발매 이후 약 6년 만에 발표한 솔로곡이다. 여기에 태양이 YG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테디가 수장으로 있는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한 후 처음으로 낸 곡이기에 팬들의 이목은 더욱 집중됐다. 지민 또한 방탄소년단이 본격적인 ‘군백기’에 들어가며 솔로로서 입지를 다져야 할 시점이었다.
변화가 필요했던 두 사람의 조합은 제대로 통했다. 태양은 그동안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나만 바라봐’, ‘눈코입’, ‘웨딩드레스’와 같은 예측 가능한 R&B 장르를 피하고 빅뱅 멤버 외엔 익숙하지 않았던 협업도 택했다. 노래보다 춤 실력으로 더 주목을 받았던 지민은 가창력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태양의 새 도전과 지민의 재발견, 또 세대 간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성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태양과 지민의 ‘바이브’가 향후 K팝 가수 컬래버레이션에 새로운 이정표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