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중은행의 대출 문턱이 점점 더 높아지면서 돈 빌리기 어려워진 중·저신용자들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이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는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 달성에 근접해가는 모습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2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대출 문턱이 한 차례 더 높아질 예정이다.
한국은행의 '2022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1756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말 1757조1000억원 대비 3000억원 줄어든 수치다.
금융권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 대출금리가 오른다고 가정했을 때, 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약 16만5000원 수준이 늘어난다고 계산한다. 지난해 8월 이후 9차례 기준금리가 인상(2.75%p)된 것을 계산하면, 차주 1인당 평균 연이자 부담 증가액은 약 18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대출 금리도 높은데,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이 큰 금융 소비자의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분위기다. 2금융권 역시 금리 인상으로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심사 기준을 높여 중·저신용자들이 갈 곳을 잃게 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케이뱅크 사옥토스 이런 가운데 이들을 흡수한 곳은 1금융권인 인터넷은행이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에만 2조1147억원 규모의 중·저신용자에게 무보증 신용대출을 공급했다. 이는 전년 연간 공급 규모(1조7000억원)를 이미 넘긴 수치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지난 10월 중신용 대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인하하는 등 중·저신용 고객의 금융 비용 부담 완화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중·저신용자 대출 규모가 1조59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공급한 대출 7510억원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은행연합회 대출금리 비교에 공시된 대출금리 현황(7~9월 취급 기준)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출은 대부분의 신용점수 구간에서 인터넷은행 중 금리가 가장 낮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케이뱅크에서 대출을 실행한 중·저신용 고객들은 낮은 금리 혜택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들은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에 근접한 성적표를 내놨다. 케이뱅크의 올해 3분기 말 기준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4.7%, 카카오뱅크는 24%로 목표치는 25%에 모두 근접했다. 또 토스뱅크의 경우 지난 19일 기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40.1%를 기록하며, 올해 목표 비중인 42%에 얼마 남지 않은 수치를 내놨다. 올해 1월 대출 영업을 정상화한 토스뱅크의 중저신용 대출 규모는 총 2조7000억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등급이 낮은 금융 소비자에게 1금융권은 물론이고 카드·보험까지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깐깐히 하고 있는 분위기"라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만큼 제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