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이 23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평가전을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두산 퓨처스(2군) 팀 선수 위주로 치러지며 이 감독은 참관만 한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이 베테랑 장원준(37)에게 다시 한 번 더 기회를 줬다. 1군에서 좀처럼 꽃피우지 못했던 거포 신성현(32) 역시 마찬가지다.
이승엽 감독은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연습경기에 앞서 투수 장원준과 내야수 신성현의 거취에 대해 전했다. 올 시즌을 9위로 마감한 두산은 시즌 종료 후 선수단 정리 작업을 진행했지만, 두 사람의 이름은 들어있지 않았다. 장원준과 신성현 모두 선수 생활 연장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상황. 두산은 이들을 1차 정리 명단에 넣지 않았다. 이 감독이 면담을 통해 이들의 거취를 결정하길 원했고, 최근 두 선수와 면담을 마쳤다.
이승엽 감독은 23일 인터뷰에서 "두 선수의 마음을 듣고 싶었다. 선수로서의 의지를 들을 수 있었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며 "두 선수에게 그만둘 때 그만두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결과를 내고 그만두라고 했다. 등 떠밀려서 그만두게 되면 나중에 후회가 남는다. 벼랑 끝이라는 생각으로 집중해서 하면 두 선수 다 좋아질 것이라 믿고 둘 다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 두 선수 다 어떤 활약을 펼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 더 보고 싶다"고 했다. 1년 더 도전해보기로 한 것이다.
이승엽 감독의 말처럼 두 사람은 보여준 게 많았고, 보여줄 게 많은 선수들이다. 2015년 두산과 4년 84억원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을 맺었던 장원준은 이후 3년 동안 팀 마운드를 이끈 에이스였다. 롯데 시절부터 보여준 기량이 투수 친화적인 잠실 구장에서 꽃피웠고, 팀이 '왕조'를 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냈다. 통산 승수가 129승으로 현역 선수 중 최다승을 기록 중이다. 그러나 2018년 이후 점차 떨어진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고, 현재는 원포인트 불펜으로도 기회를 받지 못할 정도로 흔들렸다.
전성기 기량을 되찾지 못하는 장원준과 달리 신성현은 기대치만큼의 성적을 보여주지 못한 경우다. 교토국제고를 졸업하고 일본프로야구 드래프트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에 4라운드로 지명됐던 그는 방출된 2013년 고양 원더스에서 도전을 이어갔고, 2015년 한화에 입단해 가능성을 드러냈다. 2016년 타율 0.278과 장타율 0.481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듬해 이 가능성을 믿은 두산이 최재훈을 한화에 내주고 그를 트레이드로 영입했으나 두산에서는 잠재력을 꽃피우는 데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