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점포를 활용한 신개념 점포인 하나은행 '하나 톡톡 라운지' 과거 영업점 위주로 돌아가던 은행 생태계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국내 시중은행은 새로운 오프라인 지점 모델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폐점한 영업점에 라운지를 만들거나, 두 은행이 한 지점을 사용하기도 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세다.
18일 하나은행은 지난해 12월 폐쇄된 점포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어 신개념 점포인 '하나 톡톡 라운지'의 문을 열었다. 경기도 안산시 소재 ‘상록수지점’을 리모델링해 은행 업무는 물론 지역 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기능까지 갖춰 넣은 지점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거래하던 지점이 없어져 불편을 겪던 지역 손님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지역 주민들이 자주 모여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 지역 주민들의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하나 톡톡 라운지' 커뮤니티 시설 하나 톡톡 라운지는 STM(스마트 ATM)과 ATM(자동화기기)이 자리한 셀프뱅킹 코너와 지역주민을 위한 커뮤니티 공간으로 구성된다.
간단한 은행 업무는 물론이고 라운지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제공해 지역 주민이 은행을 활용하도록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곳의 특징은 한 가지 더 있다. 일명 '오일장 팝업 브랜치'다.
오일장 팝업 브랜치는 ATM 기계에 익숙지 않은 금융 소외계층을 위해 인근 영업점 직원이 주 1회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직접 금융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평소에는 화상 상담이 가능한 셀프뱅킹 코너에서 간단한 은행 업무를 처리하고, 복잡한 업무는 직원이 방문하는 '오일장' 날에 대면으로 업무를 처리하면 된다.
경기도 양주 고읍에 위치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공동점포 내부 모습. 신한은행 제공 특별한 은행은 또 있다. 앞서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시도한 '한 지붕 두 은행'이다.
두 은행이 한 공간에서 같이 영업하는 '공동점포'를 설치해 영업점 운영에 대한 부담은 줄이고 고객에게는 은행 지점 폐쇄로 인한 불편을 덜어주는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지난 5일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경기 양주 고읍과 경북 영주에 공동점포 영업을 시작했다. 양주 고읍 점포에는 국민은행 직원 5명, 신한은행 4명이 배치됐다. 경북 영주에는 국민은행은 직원 6명, 신한은행은 직원 7명을 배치했다.
원래 양주 고읍 점포는 국민은행이었고, 영주지점은 신한은행이었다.
이로써 두 은행은 동일 점포 내 창구, 금고 등 양 은행이 개별 영업에 필요한 공간은 별도로 운영하고 객장, 자동화코너, 주차장 등 고객 이용 공간은 공유하게 됐다.
이런 공동점포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먼저 시작했다. 지난 4월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신봉동에 공동점포를 열면서부터다. 두 은행에서 각각 직원 2명씩 배치해 옛 우리은행 신봉지점 자리에 영업공간을 절반으로 나누어 사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올해 3월 기준으로 3095개다. 1년 전보다 300여개가 줄어든 수치다.
시중은행은 금융 환경이 온라인으로 재편되면서 오프라인 영업점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인력은 최대한 투입하지 않으면서 고객 편의는 유지할 수 있도록 '디지털 특화 지점' 등을 개발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동점포의 경우에는 상품 영업 경쟁이 문제로 꼽히지만, 운영비 절감 면에서는 메리트가 있다"며 "꾸준히 운영하면서 장단점을 확인하고 문제점은 개선해 나가면서 점포 운영 모델을 점차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