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김성한, 20홈런-20도루 첫 달성 해태 김성한은 9월 17일 광주 빙그레전에서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80 26홈런 32도루. 홈런 타자 김성한이 30도루는 물론 20도루를 넘긴 건 이때가 유일하다. 1년 전 리그 최초로 30홈런을 기록했던 그는 2년 연속 '기록의 사나이'에 올랐다. 홈런·타점 2관왕에 오른 그는 당대 최고의 타자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②300개를 훔친 남자 김일권 김일권은 프로 원년 53도루로 초대 도루왕을 차지했던 '원조 대도(大盜)'였다. 1984년까지 3년 연속 도루왕을 기록한 그는 하락세를 겪었다. 해태와 갈등 끝에 태평양으로 현금 트레이드된 김일권은 1988년 생애 첫 3할 타율을 기록했다. 이듬해 62도루로 단일 시즌 신기록을 세우고 5년 만에 도루왕을 탈환했다. 그는 9월 7일 친정 해태전에서는 최초로 300도루 고지에 오르며 첫 골든글러브까지 처음으로 수상했다.
③권영호, 통산 100세이브 달성 권영호는 프로야구 최초의 전업 마무리 투수다. 프로야구 원년 이선희·황규봉과 삼성의 '15승 트리오'를 구성했던 그는 허리 부상에 시달리며 페이스가 꺾였다. 1985년 스프링캠프에서 체인지업을 익히고 마무리로 전업한 그는 6승 6패 26세이브를 올리고 구원왕에 올랐다. 1989년까지 뒷문을 지킨 권영호는 그해 10월 2일 대전 빙그레전에서 통산 100호 세이브를 거둔 뒤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④김성근 감독과 '태평양 돌풍스' 1988년까지 태평양은 전신 삼미 시절을 포함해 7년 동안 5번의 꼴찌를 기록했던 약팀이었다. 그러나 1989년 김성근 감독 체제에서 확 달라졌다. 프로 구단 최초로 오대산 극기훈련을 통해 정신력을 강화했다. 돌풍은 정규시즌 3위까지 향했다. 타선은 빈약했어도 박정현(19승) 최창호(10승) 정명원(11승)을 앞세운 마운드의 힘이 뛰어났다. 돌풍은 가을에 더 강해졌다. 태평양은 삼성과 벌인 준플레이오프 1차전 연장 14회 혈투 끝에 김동기의 끝내기 3점 홈런으로 이겼다. 3차전 연장 10회에는 곽권희의 끝내기 안타가 터져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⑤빙그레, 정규시즌 첫 우승 빙그레는 1군 참가 4년 만에 정규시즌 정상을 정복했다. 원투 펀치 이상군(16승 5패)과 한희민(16승 4패)이 건재했고, 신인 송진우가 9승 10패 9세이브로 마운드에 힘을 보탰다. 빙그레는 최종 71승 3무 46패(승률 0.604)를 거뒀다.
⑥해태, 4년 연속 KS 우승 정규시즌을 2위 해태는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를 꺾고 4연패(連霸)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빙그레는 이강돈이 선동열로부터 선두 타자 홈런을 치는 등 4-0으로 완승했다. 그러나 2차전 유격수 장종훈의 실책을 시작으로 무너졌다. 시리즈를 마무리한 건 역시 선동열이었다. 그는 최종전이 된 5차전에서 선발 신동수에 이어 등판해 6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⑦한국시리즈의 사나이 박철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 시리즈 타율 0.444를 기록한 박철우였다. 입단 3년생 박철우는 1위 표를 19개 얻어 1989시즌 홈런왕 김성한을 9표 차로 제치고 르망 승용차를 부상으로 받았다.
⑧한국 찾은 자니윤, 피터 오말리 1989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는 특별한 손님 둘이 서울 잠실구장을 찾아왔다. 경기 전 애국가는 토크쇼 진행자인 자니윤 씨가 불렀고, 시구는 방한한 피터 오말리 LA 다저스 구단주가 맡았다.
⑨신인왕 박정현, MVP 선동열 1989년 신인왕은 19승(2위) 10패 평균자책점 2.15(242와 3분의 2이닝)을 기록한 박정현이었다. 정규시즌 MVP는 선동열이 차지했다. 21승 3패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하며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 탈삼진 등 투수 부문 4개 타이틀을 획득한 그는 1986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한번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