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1위 SK텔레콤이 한 해외 진단 기업의 5G 품질 평가에서 경쟁사에 밀렸다. 안정성은 KT에, 속도는 LG유플러스에 뒤처졌다. 연내 시행되는 정부 평가에서도 비슷한 성적표를 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네트워크 진단 기업 루트메트릭스에 따르면 서울에서 5G(LTE 혼합)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LG유플러스(660Mbps)다. KT는 625Mbps로 근소한 차로 따라붙었고, SK텔레콤은 523Mbps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통신 환경으로 따졌을 때는 KT가 실내에서, LG유플러스가 야외에서 가장 준수했다. SK텔레콤은 두 곳 모두 상대적으로 느린 500Mbps대로 집계됐다.
루트메트릭스는 지난 4~5월 서울과 부산에서 7만개가 넘는 테스트 샘플로 이통 3사의 5G 품질을 비교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2' 플러스 모델을 활용했다.
서울에서 5G 가용성이 가장 우수한 곳은 KT(99.3%)다. LG유플러스(98.2%), SK텔레콤(98.0%)도 100%에 근접했다. 5G 가용성은 LTE로 전환하지 않고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을 유지하는지 보여준다.
KT는 지난해 하반기 선제적으로 5G SA(단독모드) 상용화에 나섰다. LTE와 함께 쓰는 기존 방식보다 스마트폰 배터리가 더 오래 가며 응답속도도 빠르다. 덕분에 가용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현재 인프라 설계의 기술적 한계로 5G와 LTE를 섞었을 때보다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부산에서는 SK텔레콤의 5G 속도가 672Mbps로 가장 빨랐다. KT는 588Mbps, LG유플러스는 이에 한참 못 미치는 503Mbps를 기록했다. 실내와 야외 모든 환경에서 SK텔레콤이 경쟁사를 제쳤다.
하지만 부산 5G 가용성도 KT가 96.4%로 1위에 올랐다. SK텔레콤(86.9%)은 LG유플러스(88.7%)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이에 따르면 5G 점유율과 서비스 품질은 높은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SK텔레콤은 LTE에 이어 5G 시장에서도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5월 기준 국내 5G 가입자는 2404만2638명이다. SK텔레콤이 절반에 가까운 약 48% 점유율을 확보했다. KT는 30%, LG유플러스는 22%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를 비롯한 통신서비스 품질을 평가한 뒤 오는 12월 발표할 예정인데, 이번 조사와 유사한 결과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통신사 관계자는 "(다른 조사기관인) 오픈시그널 측정 결과에서는 순위가 다르게 나온다. 테스트 기간과 방법, 단말기의 종류 등으로 미뤄봤을 때 신뢰도가 높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