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KBO리그 네 번째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드류 루친스키.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탈삼진 능력으로 200탈삼진 고지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NC 다이노스 제공 공격적인 피칭에 경험이 더해졌다. 외국인 투수 드류 루친스키(34·NC 다이너스)의 탈삼진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루친스키의 올 시즌 탈삼진 개수는 118개(7일 기준)다. 16번의 등판에서 경기당 평균 7.375개씩 적립했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30번의 선발 등판을 했다는 걸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103개(14경기)를 추가, 221개로 시즌을 마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난해 달성한 개인 한 시즌 최다 탈삼진(177개)은 물론이고 아리엘 미란다(두산 베어스)가 세운 KBO리그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까지 가시권에 있다.
탈삼진 능력이 부쩍 향상했다. KBO리그 첫 시즌이었던 2019년 루친스키의 탈삼진은 119개였다.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중 16위. 9이닝당 탈삼진은 6.04로 19위에 머물렀다.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탈삼진 능력이 강점이라고 보기 힘들었다. 하지만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2020년 탈삼진 167개로 3위에 오르더니 지난해에도 177개로 3위 자리를 지켜냈다. 9이닝당 탈삼진도 8.21에서 8.92까지 올랐다.
올 시즌에는 탈삼진 능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첫 16번의 등판 중 10경기에서 7탈삼진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 두 번밖에 없던 한 경기 9탈삼진 이상도 벌써 다섯 번이나 달성했다. 지난 5월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선 KBO리그 개인 한 경기 최다인 탈삼진 13개(종전 11개)를 잡아내기도 했다. 5월 19일 키움 히어로즈전(7이닝 10탈삼진)과 6월 18일 한화전(7이닝 11탈삼진)에서도 두 자릿수 탈삼진으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루친스키의 탈삼진 능력이 향상한 비결은 뭘까. 김수경 NC 투수 코치는 "초구뿐만 아니라 투 스트라이크를 공격적으로 잡는다. 그러면서 타자와 수 싸움에서 우위를 점한다"며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는 커맨드에 더 집중하는 거 같다. 볼카운트가 불리해지면 타자로선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보다 더 공격적이고 정교해진 커맨드가 탈삼진이 늘어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루친스키의 9이닝당 볼넷은 1.19개로 리그 최저 4위(1위 KT 고영표·1.15개). 삼진/볼넷 비율은 8.43으로 1위다. 탈삼진은 늘고 볼넷이 줄어든 이상적인 투수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지만 마운드에서 버텨내는 힘이 대단하다. 임선남 NC 단장은 "워낙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운동을 열심히 한다. 그런 부분 때문에 나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더 나아지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루친스키는 6일 기준으로 리그 탈삼진 1위다. 안우진(키움·114개) 윌머 폰트(SSG 랜더스·110개)와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구단 역사상 첫 탈삼진 타이틀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루친스키는 "지난 3년간 투구했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타자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고 있다. 더불어 포수 양의지의 영리한 공 배합이 잘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며 "모든 변화는 작은 노력이 모여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탈삼진 타이틀에 대한 목표는 전혀 없다. 나는 매 순간 투구에 집중할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