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 SSG 랜더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6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투수 주권이 8회 등판 역투하고 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2021.08.26. KT 위즈 오른손 투수 주권(27)은 2022시즌 KBO리그 홀드왕이다. 역대 2번째로 3시즌(2019~2021) 연속 '한 시즌 20홀드'를 달성한 리그 대표 셋업맨이다.
올 시즌 초반에는 다소 부진했다. 등판한 2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26,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37, 피안타율 0.301를 기록했다. 강백호, 헨리 라모스 등 주축 타자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불펜 에이스인 주권마저 고전하다 보니 KT는 순위 경쟁에서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팀이 반등한 6월, 주권도 살아났다. 등판한 9경기에서 9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 김민수, 이채호와 함께 KT 허리진 강화에 기여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6월 초 "이전에는 체인지업을 제대로 채지 못하고 '쓱'하고 놓은 느낌이 있었는데, 팔 스윙이 조금 빨라지더니 공이 떨어지는 각도도 커졌다. 컨디션이 올라와 줘야 할 투수가 제 모습을 찾으면서 투수 운영에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올 시즌 주권의 투구에 눈길이 끄는 점이 있다. 타자 유형별 피안타율 차이다. 왼손 타자에겐 0.278, 오른손 타자에겐 0.222를 기록했다.
주권은 오른손 투수지만, 왼손 투수에게 강한 역 스플릿 스타일이다. 이강철 감독도 부임 뒤 이 점을 주목하고, 왼손 타자라 이닝 첫 타자로 나서거나, 줄지어 나올 때 주권을 내세웠다. 오히려 오른손 타자에게 상대적으로 약했다. 본격적으로 셋업맨을 맡은 2019~2020시즌, 오른손 타자에겐 피안타율 0.239, 왼손 타자에겐 0.216를 기록했다.
이랬던 주권이 지난 시즌(2021)부터 왼손 타자보다 오른손 타자에게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강철 감독도 6월부터 타자 유형을 가리지 않고 주권을 투입하고 있다.
주권은 이런 변화에 대해 "솔직히 그동안 우타자에게 약해서 좌타자를 더 많이 상대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의 운영 방침이 있었고, (박)시영이 형 등 우타자에 강한 다른 투수도 있었다"고 전하며 "최근 투구가 조금 더 나아진 건 볼넷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안타를 맞더라도 볼넷은 안 주려고 한다. 굳이 우타자 상대로 좋은 결과가 나오는 이유를 꼽자면, 슬라이더 구사를 조금 더 많이 하게 된 덕분이 아닐까"라고 전했다.
지난달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상대한 오른손 타자 김주형과의 승부가 대표적이다. 주권은 초구와 2구 모두 슬라이더를 구사, 2스트라이크를 잡아냈다. 2사 뒤 상대한 이지영에게도 초구에 슬라이더를 보여준 뒤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타자의 눈을 흔든 뒤 다시 스트라이크존에 슬라이더를 넣어 땅볼을 유도했다.
주권의 주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왼손 타자를 상대로는 여전히 체인지업 구사율이 높다. 오른손 타자도 이를 의식하고 있다. 이때 허를 찌르는 슬라이더 승부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다. 주권은 "'주권이 슬라이더를 던져?'라는 반응만으로 충분히 효과적인 것 같다"며 웃었다.
주권은 홀드왕 경쟁에서 밀려 있다. 6일 기준으로 9개. 현재 리그 1위는 22개를 기록한 김재웅(키움)이다.
주권은 "아무래도 한 차례(2020년) 타이틀을 따낸 경험이 있으니, 기록도 (홀드) 순위도 신경은 쓰인다. 그러나 욕심은 내지 않는다. 팀이 자주 이기다 보면, 자연스럽게 따라올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우타자에게도 강해진 주권이 KT의 상승세와 함께 본격적으로 홀드왕 경쟁을 뒤흔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