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는 지난 5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벌인 K리그1 2022 20라운드 홈 경기 전까지 리그 2연속 무승(1무 1패)에 빠졌다. 2경기 무득점 침묵도 이어졌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강원전에서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37)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박주영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FC서울에서 울산으로 이적했다. 울산 유니폼을 입고 리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건 5일 강원전이 처음이다. 이전까지 박주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세 차례, FA(대한축구협회)컵에서 한 차례 선발로 뛰었을 뿐 리그에서는 네 경기 모두 교체 선수로 뛰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주영이는 일단 (리그에서) 골을 터뜨린 지 오래돼서 골을 넣고 싶어한다”며 웃었다. 서울 감독 시절 박주영과 한솥밥을 오래 먹었던 최용수 강원 감독도 “(나와) 사연이 많은 친구”라고 했다.
박주영의 역할은 ‘상대 팀 힘 빼놓기’였다. 최근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레오나르도(브라질)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다. 그는 강원의 견고한 수비에 골을 터뜨리지는 못했지만, 문전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지치게 했다. 이런 활약 덕분에 박주영과 교체 투입된 레오나르도가 선제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은 지난해 9월 22일 이후 287일 만에 리그 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울산은 2-1로 승리했다. 박주영은 “(어려운) 팀 사정상 선발 출전했다. 팀 분위기가 좋지 못하다 보니깐 초반에 조금 조심스럽지 않았나 싶다. 어렵게 이겼다. 좋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은 “박주영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해줬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박주영은 자신의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득점 기회가 생기면 마무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다. 강원이 라인을 내려 수비에 집중하다 보니 공격을 할 공간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어려움이 많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되돌아봤다.
박주영은 “나의 경기력에 점수를 매기기보다는 일단 팀이 승리를 했다는 데 중점을 두고 싶다. 울산은 공격이 상당히 좋은 팀이다. 선제 실점을 당하지 않는다면 좋은 경기 흐름으로 가져갈 수 있다”며 “(선제 실점을 당하지 않기 위해) 조금 더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경기에 참여했던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서는 공격적인 부분에 더 신경 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주영은 K리그 통산 76골·23도움을 기록 중이다. 개인 통산 공격 포인트 100개 달성에 한 개만을 남겼다. 지난 2020년 10월 24일 강원을 상대로 골을 터뜨린 게 마지막 공격 포인트다. 박주영은 “(득점) 기회가 오면 살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면서도 “개인 기록보다 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더 잘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