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초' 9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한 박병호가 꽃다발을 받고 웃는 모습. 사진=KT 위즈 박병호(36·KT)가 올 시즌 난적 NC 다이노스 격파를 이끌었다. 맹타를 휘두르며 대기록 달성을 자축했다.
박병호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 1차전에 4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장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소속팀 KT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KT는 승률 5할(33승 2무 33패)을 회복했다. 개인적으로는 KBO리그 최초로 9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박병호는 2회 말 첫 타석에서는 NC 선발 투수 이재학에게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김민혁과 강백호가 나란히 출루하며 만든 4회 득점 기회에선 이재학의 주 무기 체인지업을 받아쳐 좌전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KT는 후속 앤서니 알포드가 3점 홈런을 치며 4-1로 달아났다. 이어진 공격에서도 조용호의 적시타로 1점 더 추가했다.
이후 2득점은 박병호의 손에서 나왔다.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박병호는 상대 투수 김태경의 시속 143㎞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이 홈런은 박병호의 시즌 20호 홈런이었다. 홈런 부문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는 홈런이기도 했다. 더불어 KBO리그 역대 최초 기록까지 썼다. 종전까지 연속 시즌 20홈런 기록은 '국민 타자' 이승엽이 갖고 있던 8년이었다. 박병호는 2012년부터 지난해(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6~2017년 제외)까지 이 기록을 이어가며 타이기록을 세웠고, 이날 9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한 첫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박병호는 6회 말 1사 1·2루에서 나선 4번째 타석에서도 깔끔한 좌중간 안타를 치며 이 경기 3타점째를 올렸다. KT는 8-1로 완승을 거뒀다.
경기 뒤 박병호는 "20홈런이라는 기록 자체는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장타를 쳐야 하는 선수이기에 꾸준히 생산한 점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최초(9년 연속 20홈런) 기록에 내 이름을 남길 수 있는 점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자신을 선택한 KT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KT는 박병호의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소속구단(키움 히어로즈)에 자유계약선수(FA) 보상금(22억 5000만원) 포함 52억 5000만원을 투자했다.
박병호는 "구단이 계약 과정에서 '에이징 커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보여줬다. 두 타격 코치(김강·조중근)님이 나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해줬다. 도와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