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이날 오전엔 광주 승촌공원 축구장에서 ‘제22회 5·18 마라톤대회’가 열렸다. 코로나19로 규모는 이전보다 많이 축소됐지만, 오랜만의 오프라인 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축구장을 찾아 달리기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5·18 정신을 되새겼다. 같은 날 CGV광주터미널에선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 시사회가 열렸다. 추첨을 통해 초대하는 무료 시사회였는데, 원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대기가 생겼을 정도였다. 극장은 영화가 시작하기 한참부터 붐볐다.
직접 지역 곳곳의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직접 지역 시사를 찾은 정태춘과 박은옥 부부. 두 사람과 사진을 찍기 위해 영화 입간판 앞에는 금세 긴 줄이 생겼다. 영화 관계자는 이날 시사회를 찾은 관객들을 위해 정태춘의 노래 ‘5·18’ 악보를 나눠줬다.
1980년 5월 18일 광주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며 신군부에 맞섰다. 수많은 사람들이 군인들의 무자비한 구타와 총, 칼에 스러졌다. 이날의 아픔은 40년이 지난 2022년 현재까지도 아직 다 청산되지 않았다. ‘아, 우리들의 오월은 아직 끝나지 않았고 / 그날 장군들의 금빛 훈장은 하나도 회수되지 않았네 / 어디에도 붉은 꽃을 심지 마라 / 소년들의 무덤 앞에 그 훈장을 묻기 전까지’
영화에서 ‘5·18’의 한 구절이흘러나왔을 땐 상영관 전체의 분위기가 한층 가라앉았다. 부러 ‘아치의 노래, 정태춘’을 보기 위해 광주를 찾은 이들의 마음엔 비슷한 감정이 일렁였으리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5월은 여전히 광주다. 그때의 이야기를 담은 노래와 영화들이 여전히 광주의 5월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