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카시아스두술 데플림픽(청각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대한민국 사격 국가대표팀 남매가 나란히 메달을 따냈다.
김고운(27·전남장애인체육회)은 6일(한국시간) 브라질 카시아스두술의 카시아스 헌팅앤드슈팅클럽에서 열린 대회 사격 여자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223.8점으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전날 김우림(24·보은군청)이 같은 장소에서 열린 남자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데 이어 남매 사격 선수가 한 대회에서 나란히 메달을 획득한 것.
어릴 때 열병으로 청력이 떨어진 김고운이 중학교 때 먼저 사격을 시작했다. 청각장애를 지닌 세 살 터울의 김우림이 초등학교 6학년 때 뒤를 따랐다. 첫 데플림픽에서 누나의 응원을 받으며 은메달을 목에 건 김우림이 이날 김고운의 경기를 지켜봤고, 동메달이 확정되자 “너무 잘했다”며 누나를 끌어안았다.
김고운은 지난 2017 삼순 대회에 이은 두 번째 데플림픽 출전이다. 삼순에선 공기소총 10m 4위로 메달을 놓쳤고, 50m 소총복사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날 공기소총 10m 동메달로 5년 전 삼순대회의 아쉬움을 털어낸 김고운은 경기 뒤 카카오톡 메시지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우림이는 이번 데플림픽 국가대표로 어렵게 선발돼서 그런지, 누나인 내가 마음 졸이면서 지켜봤다. 이번 은메달이 다른 것들보다 더 값지고, 동생이 잘해줘 기특하고 정말 고마웠다”고 했다.
이어 김고운은 “나는 터키 삼순 데플림픽때 공기소총 종목에서 아쉽게 4위로 마무리한 적이 있었다. 오늘 결선에서 4위 결정전을 하는 동안 삼순에서의 기억이 많이 났다”며 “솔직히 말하자면 긴장도 안 됐고 기대가 없었던 종목이라 내 것만 잘하자 하는 심정으로 한 발씩 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고운은 “동메달로 마무리한 후에 속이 조금 후련했다. 우림이가 정말 잘했다면서 안아줬는데, 이런 기쁨과 색다른 경험들이 선물 같은 느낌이었다. 한편으로는 ‘우림이랑 나, 팀킴 남매가 메달을 안고 한국으로 갈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사격 남매의 꿈은 데플림픽을 넘어 올림픽에서 비장애인 ‘남매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다. 동생 김우림은 남매에게 사격의 길을 활짝 열어준 어머니 노은미씨(50)에게 감사를 표하며 “데플림픽에 그치지 않고, ‘비장애인 국대’ 남매까지 나아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날이 오면 어머니가 분명 더 기뻐하실 것”이라며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