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가 8일 오전 경남 창원시 마산야구장에서 진행된 2022 NC 스프링캠프에서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 창원=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2.02.08/ 공룡이 날카로운 발톱을 잃어버렸다. 양의지(35·NC 다이노스)가 이탈한 NC 타선에 초비상이 걸렸다.
NC는 올 시즌 개막 첫 3경기에서 팀 타율 0.077(91타수 7안타)를 기록했다. 9위 삼성 라이온즈(0.1979)에 1푼 이상 낮은 압도적인 리그 최하위. 리그 평균인 0.232와 차이도 컸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개막 첫 3경기 팀 타율이 1할이 되지 않은 건 NC가 사상 처음. 종전 이 부문 기록은 1998년 LG 트윈스의 0.106(85타수 9안타)였다.
개막전부터 조짐이 심상치 않았다. 지난 2일 SSG 랜더스와 시즌 첫 경기에선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에 프로야구 사상 첫 '9이닝 퍼펙트'를 당했다. 연장 10회 접전 끝에 0-4 패배. 이튿날 경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3회 1사 후 시즌 첫 안타를 도태훈이 기록했고, 8회 간신히 시즌 첫 득점을 올렸다. 개막 18이닝 만에 지긋지긋했던 '0'의 행진을 마무리했다.
양의지의 공백이 뼈아프다. 양의지는 최근 두 시즌 연속 3할 타율, 30홈런, 세 자릿수 타점을 기록한 NC 전력의 핵심. 지난해에는 141경기에 출전, 타율 0.325(480타수 156안타) 30홈런 111타점을 올렸다. 팀 홈런의 18%, 팀 타점의 17%를 혼자서 책임졌다. NC는 오프시즌 나성범이 KIA 타이거즈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고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타선의 변화가 큰 상황에서 믿을 구석 중 하나가 양의지의 존재였다. 하지만 양의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개막전 엔트리 합류가 불발, 시작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NC는 지난해 방역 수칙을 위반한 박민우·박석민·이명기·권희동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징계에 자체 징계까지 소화하느라 4월 내 복귀가 불가능하다. 양의지까지 빠지는 악조건 속에서 FA로 영입한 손아섭과 박건우의 어깨가 무거웠다. 하지만 개막 첫 3경기에서 손아섭은 10타수 무안타, 박건우는 11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양의지를 대신해 주전 마스크를 쓴 박대온도 8타수 1안타로 별다른 활약이 없었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양의지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낀 NC다.
양의지는 오는 8일 잠실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1군 복귀전을 치를 예정이다. 엔트리 등록 초읽기에 들어갔지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예상하기 어렵다. 이동욱 NC 감독은 "(여러 문제가 있어서) 운동 기구를 집으로 가져다줘도 한계가 있다"고 했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던가. 양의지가 빠진 NC 타선의 현주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