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27·한화 이글스)가 아쉬운 시범경기 성적표를 들고 2022 정규 시즌에 들어간다.
김범수는 수년 동안 한화 마운드의 기대주로 머물렀다. 그의 최고 시속은 150㎞를 넘나든다. 지옥에서 데려온다는 좌완 파이어볼러다. 그러나 좀처럼 그 가능성을 펼쳐오지 못했다. 7시즌 통산 17승 34패 2세이브 17홀드, 평균자책점이 5.95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도 4승 9패 1세이브 9홀드 평균자책점 5.22에 그쳤고, 부상까지 찾아오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김범수는 올해 8번째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 등판까지 마쳤다. 다만 뒷맛이 조금 씁쓸한 채 정규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그는 이번 시범경기에서 3경기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하고 마무리했다. 첫 두 경기는 무실점이었지만, 마지막 등판이었던 29일 경기에서 3실점을 몰아서 했다.
정우람의 부진, 강재민의 부상으로 마무리 후보가 마땅치 않은 한화는 이날 김범수를 9회 마지막 투수로 선택했다. 직구 최고 시속 147km를 기록했지만, 결과도 내용도 좋지 못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맞았고 폭투를 던져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압박감이 덜한 3-4로 뒤진 상황에서 나오고도 대거 3실점 했다.
이날 김범수는 선두 타자 유강남을 안타로 내보낸 그는 폭투로 추가 진루까지 허용했다. 이어 이번 시범경기 부진했던 리오 루이즈에게 중월 1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이재원의 중전 안타, 박해민의 2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연달아 허용했다. 심지어 마지막 타자인 송찬의의 타구마저 불안했다. 기록은 좌익수 뜬공이었지만 타구는 펜스 앞까지 날아갈 만큼 컸다.
기대주에서 벗어나 불펜 에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멘털이 성장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동걸 한화 코치는 지난 1월 일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김범수가 제구가 나쁘다고 하는데 본인이 유리한 카운트일 때 더 정확하게 (구석으로) 던지려고 해 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라며 “스스로 구위가 정말 좋다는 걸 인지하고 스트라이크존을 넓게 활용하면 훨씬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범수에게도 ‘넌 제구가 나쁜 투수가 절대 아니다’라고 항상 말한다”고 전했다.
개막을 코앞에 뒀지만 한화는 마무리와 셋업맨 자리를 찾지 못했다. 시범경기는 끝났지만 시즌 초까지 보직 실험이 이어질 예정이다. 시범경기 성적표를 만회할 기회를 잡는 건 김범수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