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헝가리 코마룸에 건설 중인 유럽 2공장 모습. ‘K배터리’를 잡기 위한 해외 각국의 유치전이 뜨겁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3사는 차세대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는 2차 전지 분야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보이며 러브콜을 받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K배터리 3사에 대한 글로벌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K배터리 3사는 중국 CATL에 비해 점유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와 중국 간 관계가 중국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K배터리는 반사이익을 받을 수도 있을 전망이다.
우선 미국과 유럽 등에서 K배터리 공장 유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22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 SK온이 헝가리에 짓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 제3공장(유럽 3공장)에 대해 헝가리 정부로부터 2800억 원 규모의 보조금을 받게 됐다. 유럽연합(EU)은 “지원에 따른 시장의 경쟁 왜곡 가능성보다는 지역 발전과 일자리 창출 기대가 더 크다”며 2800억 원의 지원안을 승인했다.
SK온은 지난해 1월 2028년까지 총 2조6000억 원을 투자해 헝가리 이반차에 유럽 3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신설 공장의 생산 능력은 연산 30GWh 규모로 헝가리 코마롬에 있는 기존 유럽 1·2공장을 합친 것보다 1.5배 이상 큰 규모다. 지난해 착공에 들어간 SK온 유럽 3공장은 2024년부터 본격 상업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SK온의 헝가리 배터리 2공장은 지난해 헝가리 정부로부터 9000만 유로(약 1207억 원)의 지원금을 받기도 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왼쪽)과 메리 바라 GM 회장. LG에너지솔루션도 미국과 지역 정부로부터 후한 대접을 받고 있다. AP통신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미시간주 공장 증설 사업과 관련해 5650만 달러(약 689억 원)의 보조금과 20년에 걸쳐 1억3260만 달러(약 1495억 원) 상당의 세금우대 조치를 승인받았다고 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17억 달러(약 2조 원)를 들여 디트로이트에서 북서쪽으로 249㎞ 떨어진 홀랜드 공장의 배터리 부품 생산 역량을 5배로 늘리는 증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시간뿐 아니라 미국 동남부와 폴란드, 중국에서 생산시설을 검토하고 있고, 보조금 신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만들어 미시간 주, 오하이오 주, 테네시 주에 3개의 배터리 공장을 세웠다. 제4 미국 공장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사 설립을 발표하는 등 글로벌 외연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은 지난 17일 “미국 내 단독공장 설립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