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방송된 웨이브 오리지널, MBC 금토극 '트레이서' 11회에는 17년 전 명주전자 사건으로 얽힌 고아성(서혜영)과 조세 5국 국장 박용우(오영)의 갈등과 화해가 그려졌다.
자신의 가족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건의 담당자가 박용우 국장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고아성은 이를 박용우에게 따져 물었고, 박용우는 과거 사건에 대한 모든 혐의를 인정하며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난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은데"라고 말해 둘 사이의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혼자 남겨진 박용우는 슬픔과 죄책감을 감추지 못한 채 말없이 눈물을 글썽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후 임시완(황동주)이 과거 박용우가 고아성 가족을 위해 고군분투했다는 걸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묻자 박용우는 "너 같으면 그런 변명이 위로가 되겠냐"라며 쓸쓸히 돌아섰다. 박용우는 굳이 자신의 과거를 변명하지 않고 고아성에게 미움 받는 길을 택한 것.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고아성은 그 당시 죽을 위기에 처한 자신을 구해준 사람 역시 박용우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아성은 박용우를 찾아가 "구해주신 그 날을 한번도 안 잊어버렸다"라고 눈물을 흘렸고, 박용우는 "이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다"라고 답했다. 두 사람 모두 과거의 그늘에서 벗어나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박용우는 비리를 파헤치고 손현주(인태준)를 끌어내리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산조은행 대출 비리 사건이 뉴스에 보도되자 박용우는 손현주 청장에게 불려가고, 이번 사건에서 조세 5국을 배제시키려는 손현주에게 협상을 제안했다. 원하는 게 뭐냐는 손현주의 물음에 "5국을 막지 말라"라는 카리스마를 드러냈다.
여기에 임시완과 공모해 인터넷 방송으로 산조은행과 PQ그룹 그리고 국세청 내부관계자의 유착관계를 폭로하며 손현주를 턱 밑까지 위협하는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이어서 국세청이 재송건설의 사주를 받아 세무조사를 강행했다는 사실이 사회적 이슈가 되고, 위험을 무릎 쓰고 이를 끝까지 파고들고자 하는 박용우와 그를 막으려는 임시완의 첨예한 갈등이 비쳐져 두 사람이 과연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박용우는 '트레이서'에서 무기력한 만년 과장에서 국세청 에이스로 각성하며 통쾌한 활약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었다. 특히 이날 박용우는 오영의 굴곡진 서사를 탄탄한 연기력으로 완성해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비리 사건을 파헤칠 때는 누구보다 냉철한 눈빛을 선보였으며, 고아성과의 갈등이 해결되는 장면에서는 부드럽고 따뜻한 미소와 눈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