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시크릿이엔티·CJ ENM 제공 자신보다 더 큰 장정을 단번에 엎어 쳐 바닥에 메어꽂아버리는 모습에서 쉽게 볼만한 상대가 아니다. 펌한 머리카락을 높게 올려 묶은 헤어스타일도 범상치 않다.
지난 28일 막을 내린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에서 한지은은 청순한 외모와 달리 걸크러시한 여형사 이희겸으로 매력을 뽐냈다.
드라마 ‘배드 앤 크레이지’는 이중인격의 주인공이 등장했다. 유능하지만 ‘나쁜놈’ 수열(이동욱 분)이 정의로운 ‘미친놈’인 또 다른 자아 K(위하준 분)를 만나 겪는 이야기다.
한지은이 맡은 이희겸은 수열의 전 여자친구이자 마약수사대 경위로 정의감 강한 캐릭터.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휩쓸리면서 수열, K와 함께 진실을 밝히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다시 수열과 사랑에 빠졌다. 사진=시크릿이엔티·CJ ENM 제공 한지은은 “대본에는 희겸이의 개인적인 서사가 많이 드러나 있지 않다. 부잣집에서 아쉬울 것 없이 컸는데 일 많고 위험한 마약수사대에 굳이 들어가서 정의감을 표출하니 사회에 대한 반항심을 가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지은은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할리우드의 액션 여배우 스칼렛 요한슨이나 제니퍼 로렌스를 롤모델로 삼자는 제안을 받았다. 하지만 손사래를 쳤다. 대신 보통 여형사의 이미지를 벗어나 꾸미지 않은 수수함보다 짙은 립스틱을 바르고 몸에 붙는 타이트한 옷, 구두를 신은 모습으로 강한 이미지를 심어보고자 했다.
한지은은 액션 연기릏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배드 앤 크레이지’로 액션에 대한 갈증이 풀렸냐고 묻자 “아직 완벽히 풀리지는 않았다”며 배시시 웃었다.
드라마는 이중인격인 수열과 K가 극을 이끌다 보니, 희겸이 납치를 당하거나 교도소에 갇히는 등 주로 당하는 입장이었다. 후반부에서는 용사장(김히어라 분)과 1대1로 몸싸움을 벌였지만, 액션 연기를 제대로 보여주기에는 살짝 부족했다. 사진=시크릿이엔티·CJ ENM 제공 “좀 아쉽기는 했다”는 한지은은 “희겸이도 보통 애가 아닌데 늘 실력 발휘를 못 하는 느낌이라 속상했다. 나중에 용사장과 한번 붙긴 하는데 속이 시원하지는 않다. 하하하”라며 웃었다.
한지은은 평소 크라브마가, 절권도 등 무술을 취미로 배울 정도로 운동을 좋아한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한 달 정도 시간 동안 액션스쿨을 하루도 안 빠지고 출근했다.
한지은은 “희겸이는 운동으로 금메달도 딴 이력이 있는 친구다. 주먹 하나도 다르다고 생각해서 액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내가 승부욕도 있고 깡도 있는 편인데 액션스쿨 감독님이 발차기를 잘한다더라. 발차기를 잘하는 게 쉽지 않은데 연기로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지은은 올해로 13년 차다. 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 ‘꼰대인턴’, ‘멜로가 체질’에 출연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는 “10년 넘는 세월이 짧지 않은데 계단식으로 한 단계씩 배우인생을 걸어온 것 같다. 조급함도 생기고 답답할 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간을 지나왔기 때문에 더 단단해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작품을 하면서 배우로서 깊이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