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오프시즌 가장 중요한 숙제는 '집토끼' 단속이다. 내부에서 대체 선수를 찾기 어려운 3루수 황재균(34)과 포수 장성우(32)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구단은 그동안 선수 측과 수차례 만남을 이어왔다. 황재균은 에이전트와 협상했고, 장성우와는 직접 대화했다. 한 선수가 '홀대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노력했다. 협상도 가급적 같은 날에 잡았다.
KT는 지난주 두 선수에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 이숭용 단장은 "여러 데이터를 종합해 산정한 선수의 가치를 바탕으로 조건을 전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최종 제안은 아니다. 여전히 협상 여지가 있다. 이숭용 단장은 "선수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이견이 있으면 좁히기 위해 조건이 조정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재균은 이번 FA 시장에 나온 유일한 3루수다. 장성우는 희소가치가 있는 포수다. 철저하게 비즈니스 논리가 작용하는 FA 시장. 두 선수와의 동행을 마냥 낙관할 순 없다.
하지만 협상 기류가 나쁜 것도 아니다. 이숭용 단장은 "이번 스토브리그는 전반적으로 과열됐다. 우리 선수(황재균·장성우)들의 요구는 그 정도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KT 구단은 최대한 선수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초 제시한 조건에서 계약 기간이나 옵션이 조금씩 조정될 수도 있다. 이숭용 단장은 "선수들이 (협상 과정에서) 마음이 상하면 안 된다. 생각 차이는 있겠지만, 좁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외부 FA 영입은 더 신중하게 바라보고 있다. 이숭용 단장은 "어떤 언급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말을 아꼈다.
2021시즌 통합 우승을 해낸 KT는 더 강한 팀을 만들기 위해 외부 FA 영입도 검토했다. 특정 선수를 점찍기도 했다. 하지만 선수 몸값이 예상보다 크게 올랐다는 평가다. 몇몇 선수가 100억원이 넘는 장기 계약을 제안받았다는 소문도 나왔다.
외부 영입을 노리는 팀은 보상금을 포함해 120억원이 넘는 투자를 해야 한다. KT는 FA 시장이 개장하기 전에도 "오버페이는 하지 않는다"라고 못 박았다. 일단 외부 영입은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KT는 지난해 12월, 유망주 투수 최건과 2022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3라운드)을 롯데에 내주고 투수 박시영과 내야수 신본기를 영입했다. 두 선수는 2021시즌 팀 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 오프시즌도 트레이드로 전력을 보강할 가능성이 있다. 이숭용 단장은 "팀 뎁스(선수층)가 이전보다 두꺼워졌다고 생각한다. 다른 팀 단장님들과도 얘기를 많이 한다. 카드가 맞으면 언제든지 성사될 수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