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이 음악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그래미 어워즈’ 수상의 영광을 누릴 수 있을까.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가 지난 5일(현지시간) ‘제64회 그래미 어워즈’ 1차 투표를 마감했다. 1차 투표는 그래미 수상으로 가는 위한 첫 관문이다. 지난달 22일 시작된 투표에는 가수, 프로듀서, 녹음 엔지니어, 평론가 등 음악 전문가들로 이뤄진 아카데미 회원들이 참여했다. 투표 결과를 반영한 각 분야 후보는 한국 시간으로 24일 발표될 예정이다.
방탄소년단이 지난 시상식에 이어 후보에 오를 가능성은 매우 높다. 방탄소년단은 3월 열렸던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한국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팝 장르 시상 부문 중 하나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에 올랐다.
아쉽게도 팝가수 레이디가가-아리아나 그란데에게 수상의 영광을 내줬지만, 이번 시상식을 앞둔 방탄소년단의 성적은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지난 5월 발표한 영어 싱글 ‘버터’(Butter)가 미국 빌보드의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통산 10주간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밴드 콜드플레이와의 협업곡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등이 잇달아 흥행에 성공했다.
또 9월에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 행사에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이자 세계 청년들 대표 자격으로 초청돼 연설했다.
방탄소년단이 이번 그래미까지 석권하면 또 한번 역사를 쓴다. 방탄소년단은 지난달 28일 미국 3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2021 아메리칸뮤직어워즈’(AMA)에서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비롯해 총 3개 부문에서 이름을 올렸다. ‘올해의 아티스트’ 부문 후보에 아시아 가수가 오르기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그래미 어워즈 후보도 높게 점쳐진다. 그래미에 정통한 평론가들은 “지난해와 비교해도 음반 실적은 물론 체감되는 인기, 화제성 모두 월등하게 앞선다”며 “2년 연속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포함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도 “올해 방탄소년단이 획기적인 성공을 거두며 K팝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인식을 지워버렸다”며 그래미 4대 본상인 ‘제너럴 필즈’ 후보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버라이어티가 꼽은 방탄소년단의 후보 지명 예상 부문은 4대 본상 중 ‘신인상’을 제외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다.
버라이어티는 “팝 음악뿐만 아니라 음악산업 전반에 미치는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을 부정할 수 없다”며 “그래미 본상 후보 지명은 북미에서 K팝의 엄청난 인기와 더불어 방탄소년단 성공을 더 의미 있게 인정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