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란타의 우승을 이끈 호르헤 솔레어. 게티이미지 '주포' 로날드 아쿠나 주니어의 부상 이탈이 전화위복이 됐다. 애틀란타가 '이적생' 트리오의 맹활약으로 패권을 차지했다.
애틀란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 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6차전에서 휴스턴을 7-0으로 완파했다. 선발 투수 맥스 프리드가 수비 중 상대 주자에게 다리를 밟히는 악재 속에서도 실점 없이 6이닝을 막아냈다. 타선은 홈런 3개를 때려내며 7점을 지원했다.
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기록한 애틀란타는 지난 1995년 이후 26년 만에 MLB 정상에 올랐다. 지구(내셔널리그 동부) 강자에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10팀 중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낮은 승률(0.547)을 기록했지만, 가장 맹렬한 기세로 '언더독의 반란'을 보여줬다.
6차전 결승타 주인공은 호르헤 솔레어다. 3회 초 2사 1·2루에 나선 그가 1~2회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휴스턴 선발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의 컷 패스트볼을 공략해 좌월 스리런 홈런을 때려냈다. 애틀란타는 이후 기세가 꺾인 휴스턴 마운드를 폭격했다. 5회는 1사 1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이 투런포, 이어진 추가 득점 기회에서는 간판타자 프리드 프리먼이 적시 2루타를 쳤다. 프리먼은 7회 쐐기 솔로포도 쳤다.
솔레어는 이번 WS에서 세 번이나 아치를 그렸다. 모두 결승타였다. 1차전에서는 WS 최초로 1회 초 선두 타자 홈런을 쳤다. 애틀란타의 6-2 승리를 이끌었다. 4차전에서는 2-2 동점이었던 7회 말 상대 투수 크리스티안 하비에르로부터 역전 좌월 솔로포를 쳤다. 애틀란타는 솔레어가 안긴 1점 리드를 지켜내며 3-2로 승리했다.
애틀란타는 악재가 많았다. 5월에는 주전 외야수 마르셀 오즈나가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되며 이탈했고, 7월 중순에는 주포 아쿠나 주니어가 오른 전방십자인대 파열로 수술대에 올랐다. 트레이드 마감일(7월 31일)을 앞두고 전력 보강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유망주 투수 케이시 칼리치를 캔자스시티에 내주며 2019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48개)에 올랐던 솔레어를 영입했다.
이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솔레어는 이적 뒤 14홈런을 치며 아쿠나 이탈로 우려됐던 팀 장타력 저하를 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탓에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에서는 2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애틀란타를 정상으로 이끌었다. WS 성적은 타율 0.300(20타수 6안타)·3홈런·6타점.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애틀란타 아담 듀발이 홈을 밟은 뒤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게티이미지 애틀란타는 아쿠나 주니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아담 듀발(33), 에디 로사리오(30)도 영입했다. 이들 모두 이번 가을에 뜨거웠다. 듀발은 WS에서 홈런 2개·6타점을 기록했다. 1차전에서는 3-0으로 앞선 3회 초 투런포를 치며 점수 차를 벌리는 데 기여했다. 5차전에서 1회 말 기선을 제압하는 만루포를 때려냈다.
에디 로사리오는 다저스와의 NLCS에서 타율 0.560(25타수 14안타)·3홈런·9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6차전에서는 1-1로 맞선 4회 말 2사 2·3루에서 다저스 주축 선발 워커 뷸러로부터 3점 홈런을 때려내며 승부를 가르기도 했다. WS에서도 애틀란타가 이긴 1차전과 4차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하며 팀 득점에 기여했다. 이번 MLB 포스트시즌 최다 안타(23개)를 기록한 선수다.
솔레어의 홈런으로 시작하고 끝난 WS 월드시리즈. 애틀란타가 탁월한 안목과 위기 대처 능력을 발휘하며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