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 프로농구 서울SK와 전주KCC의 경기가 9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렸다. 경기에 앞서 박기량 등 치어리더가 신나는 율동으로 분위기를 돋우고 있다. 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0.01.10/
한국 치어리더의 역사는 프로야구 역사보다 더 길다. 실업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1975년 창단할 당시 응원단 '롯데 엔젤스'를 만든 게 최초의 치어리더 팀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롯데 엔젤스는 현재의 치어리더와 달리 '고적대'와 비슷한 구성이었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도 '치어 걸'은 있었다. 하지만 대학 응원단 출신이나 춤을 잘 추는 그룹사 직원들이 파트타임으로 참여하는 수준이었다.
치어리더들이 본격적으로 활약하기 시작한 건 1990년대다. 야구장에서 팀을 상징하는 유니폼을 갖춰 입은 치어리더들이 응원단장과 함께 관중 응원을 이끌었다. 1997년 프로농구가 출범한 뒤엔 실내 코트에서 미국프로농구(NBA)처럼 화려한 율동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흥국생명 치어리더 김연정 /IS포토 1998년 프로농구 오리온스에서 치어리더를 시작한 노숙희 팀장은 "프로농구 출범 이후 치어리더들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유명 치어리더'도 등장했다. 고지선(SK), 송주현(LG), 박채경(삼성) 치어리더는 수천명이 넘는 팬카페 회원이 생겼다.
치어리더들이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누린 건 2010년대부터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08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졌고, 자연스럽게 치어리더들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2세대 치어리더 대표 주자는 단연 박기량(30)과 김연정(31)이다. 2007년 치어리더를 시작한 박기량은 큰 키와 춤 실력, 높은 인지도를 얻어 '스타 치어리더'로 떠올랐다. 현재 소속사 RS ENT 팀장인 그는 무려 13년째 롯데 자이언츠를 응원하고 있다. 프로야구 2019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키움-롯데 경기가 19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롯데 치어리더 안지현이 경기중간 응원을 펼치고있다. 고척=정시종 기자 jung.sichong@jtbc.co.kr /2019.05.19. 비슷한 시기 치어리더를 시작한 '경성대 전지현'으로 유명해진 김연정이 롯데에 합류한 2012년부터는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팬들은 2013년 데뷔한 이수진 치어리더까지 세 사람을 묶어 '야구장 3대 여신' 혹은 '치어리대 3대장'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들은 야구장 밖으로 나가 방송 출연, 광고 모델 등 연예계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최근엔 '신(新) 3대 여신'도 등장했다. 안지현(롯데), 서현숙(두산), 김진아(KT)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사진 기사'와 '직캠(직접 촬영한 영상)'이 인기를 누리면서 지명도가 높아진 케이스다. 세 사람 외에도 이나경, 김한나, 박현영 등 유명 치어리더들이 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