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려동물 인구는 약 1500만명으로 추산된다. 인구 4명당 1명꼴로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다.
이에 자연스럽게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펫 휴머니제이션' 인식이 확산하면서 여행도 함께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르르 휴가를 떠나는 8월을 지나 비교적 한산한 9월의 여행을 계획하는 펫팸족이라면 강원도의 리조트를 추천한다.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숙소가 세 곳이나 있다.
설악산 아래 강아지와 함께 머무는 '켄싱턴 설악밸리'
최근 펫팸족 사이에서 가보고 싶은 리조트로 꼽히는 곳이 바로 강원도 고성군에 위치한 '켄싱턴리조트설악밸리'다. 켄싱턴호텔앤리조트는 올해 설악밸리의 스위트객실 8곳을 펫 객실로 바꿨다.
지난달 26일 켄싱턴 설악밸리를 방문했다. 입구에서 발열 체크를 한 후 웰컴센터에서 체크인할 수 있었다.
이날 켄싱턴의 펫 객실인 '로얄스위트 펫 베른'을 예약했다. 프런트 직원은 강아지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와 조식 이용 방법 등을 설명했고, 함께한 반려견의 광견병 접종 여부 증명서를 확인했다. 그리고 펫 베른 객실 이용객에게 제공되는 '웰컴 키트'를 건넸다.
"오늘 펫 객실은 몇 개나 예약이 됐나요?"라고 묻자 "오늘 만실입니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하는 트렌드에 걸맞게 평일에도 객실 예약률이 높은 듯 보였다.
펫 베른 객실은 일반 객실과 동선이 최대한 겹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켄싱턴 설악밸리 가장 초입에 위치한 건물 한 동을 쓰고 있었다.
이 건물 한 동은 총 2층에 8객실이 있고, 모두 로얄 스위트룸으로 방 3개, 화장실 2개 구성이었다.
펫 베른 건물 바로 앞에는 990㎡의 프라이빗 펫 파크가 있어 강아지와 함께 온 고객들이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했다. 펫 파크에서는 강아지와 뛰어놀기도 하고, 설악산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강아지 사진을 남겨주기도 했다.
객실로 들어오니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펫 유모차와 안전문이었다. 특히 현관문을 열어도 반려동물이 뛰어나가지 않도록 안전문을 설치해둔 세심함이 엿보였다.
거실에는 펫 드라이 룸이 설치돼 있고 화장실에는 욕조와 입욕제도 구비돼 있어 휴가 내내 더러워진 반려동물을 씻길 수도 있었다. 펫 드라이 룸은 '펫밀리아펫케어룸'으로 드라이는 물론이고 에어샤워와 살균까지 가능하다.
이외에 객실의 발코니에서는 반려동물과 프라이빗하게 BBQ를 즐길 수 있다. 펫 베른에서 BBQ를 이용하면 반려견 전용 '멍맥주' 1병도 제공한다.
펫 베른 객실에서도 조식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장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할 수는 없었다. 켄싱턴 설악밸리 직원은 "유모차를 이용해도 조식 뷔페를 이용할 수는 없고, 도시락으로 객실에서 이용할 수 있다"라고 안내했다.
반려동물과 켄싱턴 설악밸리의 시설 내부를 함께 이용할 수는 없었지만, 설악산 아래 고요한 분위기를 만끽하며 신선호 한 바퀴를 산책하고 양 목장을 구경하는 등 조용한 휴가를 즐기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공간이었다.
소노호텔앤리조트·휘닉스평창도 '웰컴, 펫미족'
반려동물(pet)을 나(me)처럼 생각하는 '펫미족' 사이에서는 이미 유명한 강원도 내 펫 프렌들리 리조트는 강원 홍천 소노펫 비발디파크가 있다.
지난해 비발디파크에 객실 157실 규모로 소노펫클럽앤리조트를 개장했는데, 반려동물을 여행객으로 존중하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펫미족의 호응을 얻고 있다.
소노펫 비발디파크에서도 마찬가지로 광견병 접종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를 반드시 지참해야 한다.
투숙 고객에게는 산책 시 편리하게 들고 다닐 수 있는 에코백과 수제 간식, 배변 봉투, 물티슈, 펫 비누 등으로 구성된 친환경 ‘웰컴 펫 키트’를 제공한다. 여유롭게 조식을 즐길 수 있도록 조식 시간 동안 반려동물을 무료로 돌봐 주는 보딩 서비스도 제공한다.
반려동물 동반 객실은 반려동물의 성향과 행동 동선을 배려해 보호자와 반려동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하게 머무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설계됐다. 미끄럼으로 인한 반려동물의 관절 부상을 막기 위한 논슬립 플로어를 시공했고, 낮은 높이의 침대와 툇마루, 냄새를 제거할 수 있는 배기 시스템 설치 등 반려동물과의 함께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강조했다.
또 간접 조명들을 사용해 반려동물에게 편안한 조도를 연출한 것도 특징이다.
가장 유명한 공간은 '소노펫 플레이그라운드'다. 탁 트인 야외 공간의 천연잔디에서 목줄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곳이다.
플레이그라운드에 들어서면 예쁜 연못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곳에서는 물에 비친 자신을 응시하는 강아지, 물속으로 다이빙하는 강아지, 물장구를 치며 다른 강아지들과 장난치는 강아지 등 반려견들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연못은 잔디와 돌, 나무, 파란 하늘 등 주변과 그림 같이 어우러져 플레이그라운드 최고의 감성 포토존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휘닉스 평창은 최근 반려동물과 더욱 다양한 형태의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시설 및 서비스를 개선했다.
휘닉스 평창은 지난 상반기 포레스트 펫 캠핑장을 신설하고, 반려동물 전용 객실도 지난해 10객실에서 올해 50객실 이상 운영이 가능하도록 확대했다.
특히 포레스트 펫 캠핑은 반려동물과 함께 입장할 수 있는 캠핑장으로 인기다. 지난 5월 오픈해 총 90동의 캠핑장 중 반려동물 전용으로 10개의 텐트도 조성했다.
펫 캠핑 이용객에게는 반려동물을 위한 전용 키트(펫 전용 물티슈, 리본, 간식, 장난감 등)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