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백호는 지난 주말 한화와의 대전 3연전에 모두 출전, 타율 0.667를 기록했다. 26일 2차전에서는 시즌 첫 멀티 홈런을 터뜨리며 장타력을 뽐냈고, 27일 3차전에서는 볼넷 3개를 포함해 네 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대전 시리즈 직전까지 0.395였던 강백호의 타율은 0.402로 다시 올랐다. 지난 19일 수원 두산전 이후 7경기 만에 4할 타율을 회복했다. 타격 선두 체제는 여전히 강고하다.
이로써 강백호는 지난주까지 KT가 치른 67경기에 모두 출전, 4할 타율을 유지했다. 1994년 해태 이종범(104경기), 2012년 한화 김태균(89경기), 1982년 MBC 백인천(80경기), 2014년 SK 이재원(75경기), 1987년 삼성 장효조(71경기), 1999년 삼성 김한수(68경기)에 이어 강백호가 '최장 경기(팀 경기 수 기준) 4할 타율' 기록에서 공동 7위에 올랐다. 2000년 이후로 범위를 좁히면 3위다.
강백호는 6월 출전한 22경기에서 타율 0.378를 기록했다. 4할대 타율로 마친 4월(0.407), 5월(0.418)보다 기록이 다소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타율 관리는 잘해내고 있다. 볼넷을 얻어 출루하는 장면이 많아졌다. 강백호는 6월에만 볼넷 22개를 얻어냈다.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월간 최다 볼넷 기록이다.
강백호는 5월부터 본격적으로 투수의 공을 많이 보기 시작했다. 볼카운트를 길게 끌고 가는 게 상대 배터리와 야수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봤고, 실전을 통해 효과를 확인했다. 5월까지 4.22개였던 강백호의 타석당 투구 수는 6월 4.39개로 증가했다. 24일 수원 KIA전에서는 볼넷만 4개 얻어냈다.
이 과정에서 강백호는 12타석 연속 무안타에 그친 적도 있었다. 그러나 꾸준히 출루하며 타율 하락을 최소화했다. 시즌 타율도 4할 기준으로 1푼 이상 떨어지지 않았다. 3할대 타율로 다섯 차례 떨어졌지만, 여섯 차례 4할 타율을 회복했다.
57경기 연속 4할 타율을 유지했던 2014년 김문호(당시 롯데)와 2016년 이재원은 4할3푼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고공비행했다. 그러나 4할 타율이 깨진 뒤에는 급격히 타격감이 떨어졌다.
반면 2012년 김태균은 달랐다. 그는 팀의 57번째 경기에서 처음으로 4할 타율이 깨졌다. 그러나 이후 치른 14경기에서 꾸준히 3할8푼 이상의 타율을 유지했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7월 17일 대전 삼성전에서 김태균은 4타수 3안타를 터뜨리며 4할 타율을 회복했다. 18일부터 치른 6경기에서 타율 0.227에 그치며 시즌 최저 타율(0.386)을 찍었지만, 다시 몰아치기에 성공하며 4할로 올라섰다. 김태균은 그렇게 역대 2위 기록(89경기)을 썼다.
강백호는 2012년 김태균과 흡사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이재원의 기록(75경기)은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마저 넘으면 강백호는 '21세기 최장 기간 4할 타자'가 된다.
변수는 있다. KBO리그는 7월 19일부터 도쿄올림픽 휴식기에 돌입한다. 그 전까지 KT는 18경기를 치른다. 강백호가 4할 타율을 유지해도 리그가 재개된 이후 김태균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다. 대표팀 일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다.
시즌 반환점을 돈 시점까지 4할 타율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는 것만으로 흥미롭다. 그 선수가 한국 야구 대표 기대주이기에 더 그렇다. 스물두 살 강백호가 기라성같은 대선배들을 넘어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