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19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연장 10회말 문경찬이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민규 기자 kim.mingyu@joongang.co.kr /2021.05.19/ NC 오른손 투수 문경찬(29)의 '강점'이 실종됐다.
문경찬은 KIA 소속이던 2019년 깜짝 놀랄만한 활약을 펼쳤다. 그해 마무리 투수를 맡아 1승 2패 24세이브 평균자책점 1.31을 기록했다. 2015년 1군 데뷔 후 별다른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파이어볼러가 아닌 그가 마운드에서 버틸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공격적인 피칭이었다.
타자와의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았다. 문경찬은 2019년 9이닝당 볼넷이 1.64개에 불과했다. 최소 50이닝을 소화한 투수 109명 중 7위. 이닝당 투구 수는 13.9개로 리그 전체 1위였다. 스트라이크 비율(S%)도 72.1%로 리그 1위. S%가 70%를 넘는 건 그해 문경찬과 벤 라이블리(전 삼성 71.7%) 밖에 없었다. 그만큼 시원시원하게 타자와 대결했다. 불펜 보강이 필요했던 NC가 지난해 8월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한 이유 중 하나였다.
올 시즌 문경찬은 180도 다른 모습이다. 마운드 위에서 쩔쩔맨다. 첫 22번의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6.52(19⅓이닝 14자책점)를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0.263로 높은 편은 아니다. 문제는 제구다. 9이닝당 볼넷이 무려 6.05개. 타자들이 공략하기도 전에 마운드 위에서 자멸한다. 비효율적인 투구가 반복되니 이닝당 투구 수가 17.4개까지 늘었다. 시즌 S%는 63.7%까지 떨어졌다. 공격 본능이 살아있던 2년 전 위력은 온데간데없다.
최악은 지난 6일 열린 창원 한화전이었다. 9-1로 크게 앞선 7회 등판해 ⅓이닝 3볼넷 3실점했다. 선두타자 정진호를 좌익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장운호, 조한민, 강상원에게 세 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1사 만루에서 손정욱과 교체됐고 곧바로 정은원의 싹쓸이 3루타가 터져 책임 주자 3명이 모두 득점했다. 이날 문경찬은 투구 수 19개 중 스트라이크 7개에 불과했다. NC는 7회에만 8실점했고 8, 9회 불펜이 무너지며 10-13으로 대역전패했다. 필승조로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문경찬의 책임이 컸다.
이동욱 NC 감독은 이동일인 7일 결단을 내렸다. 문경찬을 올 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NC는 마무리 투수 원종현까지 최근 부진해 불펜에 악재가 겹쳤다. 필승조 김진성까지 성적이 악화해 믿고 낼 수 있는 카드가 확 줄었다. 문경찬은 2군에서 구위를 점검한 뒤 1군 재등록 단계를 거칠 게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