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하는 올 시즌 등판한 4경기에서 1승3패·평균자책점 11.40을 기록했다.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달 14일 잠실 KT전에서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승을 거뒀지만, 20일 사직 롯데전 3이닝 9실점, 25일 잠실 NC전 1이닝 5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영하의 자리는 2018 1차 지명 투수 곽빈(22)이 메우고 있다. 곽빈은 올 시즌 등판한 3경기에서 모두 4⅓이닝 이상 소화했고, 3점 이하로 막아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선발진 5명을 구성할 때, 이영하가 2년(2018~19)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선발 투수' 경험을 쌓은 점을 높이 샀다. 이영하는 1차 스프링캠프 중 컨디션 난조로 다른 투수들보다 훈련량이 부족했지만, 김 감독은 믿음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개막 초반부터 난조가 이어졌고, 선수에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부상은 없다. 그래서 김태형 감독도 더이상 선수를 방치할 수 없다고 본다. 김 감독은 2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이영하의 1군 복귀 계획을 묻는 질문에 "시간이라는 게 이영하게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라고 말문을 연 뒤 "이달 말까지는 지켜본 뒤 투수 코치와 상의해 (선수의 활용 방안에 대해) 방향을 잡을 것이다. 빨리 (실전에) 들어가야 한다"라고 했다.
일단 퓨처스리그 등판 경과를 지켜보고, 1군 콜업 여부를 결정한다. 김 감독은 "1군에서 쓰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라고 했다. 선발 투수로 나설 수 없다면 다른 보직이라도 맡길 것이고, 선수는 임무를 수행해야한다는 의미다.
이영하는 한국 야구 대표 우완 기대주로 평가된 선수다. 김태형 감독은 그만한 자질을 갖춘 선수가 성장통을 이겨내야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태형 감독은 "2군에 있으면 2군 선수가 된다"라며 이영하가 독한 마음가짐으로 제 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두산 마운드에는 검증된 선발 자원이 부족하다. 내부 자유계약선수(FA)였던 이용찬은 20일 오후 NC와 계약했다. 현재 곽빈이 기대보다 좋은 투구를 해주고 있지만, 새 얼굴을 찾아서 최대한 많은 예비 자원을 확보해야 한다. 김태형 감독도 "(코칭스태프 차원에서) 젊은 투수들에게 더 신경을 쓰는 게 맞고, 기회도 더 많이 줘야 한다. 자리를 잡는 선수가 (선발진에) 치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김태형 감독과 두산 입장에서 이영하는 기대를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연차에 비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이영하의 1군 복귀와 선발진 정착.
두산은 지난해 주전 야수 2명이 이적했고, 마운드 높이도 예전보다 낮아졌다. 잘 버티고 있지만, 날씨가 더워지는 시점부터는 선수층의 두께가 성적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 확보가 필수다. 이영하의 1군 복귀 여부는 답이 정해져 있는지 모른다. 김태형 감독의 기다림을 미련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이영하가 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