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주말극 '빈센조'에서 곽동연은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바벨그룹 서열 2위 장한서로 활약했다. 초반엔 갑질과 온갖 악랄한 행동을 서슴지 않는 악인이었다. 옥택연(장준우)에 밀려난 후 이인자로 전락, 열등감과 지질함, 야망을 담은 코믹 연기가 웃음을 안겼다. 분량을 떠나 선배 배우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해 두각을 나타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전작 '사이코지만 괜찮아'에서도 가족 간 관계 속 정신병을 얻게 된 캐릭터 기도를 연기했다. 독특한 감성을 가진 캐릭터에 매력을 느끼는 편인가.
"어떤 마음의 아픔이나 결핍이 되어 있는 캐릭터한테 더 끌리는 것 같다. 인간적인 끌림도 있지만 연기할 수 있는 부분이 명확하고 깊게 파고들 수 있기에 배우로서 더 매력적이라고 느끼는 것 같다. 그때 당시 의학적인 자문을 구했다. 조증 환자들의 행동반경이나 병이 발현됐을 때 어떤 모습인지, 드라마적 허용으로 어디까지 가능한지 최대한 리얼리티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감정을 멋 부리지 않고 최대한 진짜로 표현하려고 했다."
-명장면을 꼽는다면.
"아이스하키 신이 나오는 17부 엔딩에 보면 내가 총을 쏘지 않나. 현장에 가기 전까지 아리송하게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게 연기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리허설을 하다 보니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이 굉장히 아름답더라. 그래서 다시 한번 '반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렇게 풋풋한 멜로 신이 됐다. 원래는 '멍청한 거 알게 해 줘서 고맙다고요'하고 끝나는 신이었는데 빈센조 형이 툭 치고 가는데 박력이 확 느껴지면서 '다시 한번 반하겠다' 싶었다. 그래서 이탈리아어로 '고맙습니다'를 검색해서 추가하자고 한 신이다."
-극 중 맞는 신이 정말 많았다.
"지금까지 했던 작품 중 제일 많이 맞은 것 같다. 준우가 매일 뺨을 때리고 머리를 때리고, 하키 채로 때리고, 발로 차고, 목을 조르고 그러지 않았나. 그런 장면을 찍을 때마다 실제로 자존감이 떨어지더라. 맨날 그렇게 짐짝 취급을 당하니 모욕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반복적으로 그런 신을 찍으니 실제로도 우울감이 느껴졌다."
-장한서를 연기하면서 성장했다고 느낀 지점이 있나.
"비단 나 혼자 연기를 하며 성장했다기보다 존경하고 뛰어난 선배님들과 함께했고, 그분들의 연기를 현장에서 보는 것 자체가 제일 큰 자산이었다. 김희원 감독님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내 연기 인생을 김희원 감독님 만나기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감사한 감독님이다. 어떤 연기를 해야 하는지 이 인물의 어떤 면을 짚어야 하는지, 배우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대본을 봐야 하는지 A부터 Z까지 감독님만의 노하우가 있었다. 그 노하우를 하나씩 전수받고 작업하며 행복했다."
-작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것 같다.
"장한서라는, '빈센조'라는 작품을 함께하면서 다시 한번 따뜻한 현장, 좋은 일터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를 느꼈다. 다른 현장에 가서도 일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분위기에 있어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드라마를 하면서 SNS를 통해 활발하게 소통했다.
"사실 SNS에 대한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느끼고 있다. 장점은 팬들과 조금 더 가깝게 정보를 교류하며 교감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이라면 너무 다양한 정보들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오해를 할 수 있고 재생산되며 뜻하지 않은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 같은 경우는 다른 게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한 분이라도 더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홍보하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와중에 팬분들께 조금이라도 재밌는 소식을 전하고 싶었다. 서로 교감된다는 느낌을 팬분들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SNS를 열심히 한 것이다."
-'빈센조' 시즌2에 대한 생각은.
"너무 꿈같은 일이고 꼭 이뤄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다른 배우들도 염원하고 있다. 한서는 시즌1에서 죽었기에 빈센조 옆을 따라다니는 영혼으로 나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