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1강'이라 불리는 전북이 힘을 잃고 있다. 전북은 지난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1' 14라운드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1-3 완패를 당했다. 개막 후 13경기에서 무패 행진(8승 5무)을 달리던 전북에 찾아온 첫 패배다. 특히 수원에 패배한 게 더욱 아프다.
전북은 2017년 11월 이후 10경기 연속 수원에 패배하지 않았다. K리그 대표 '수원 킬러'였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논란의 백승호(전북)가 선발 출전해 '백승호 더비'로 펼쳐졌고, 전북은 굴욕적인 대패를 맛봐야 했다.
전북은 4경기 연속(3무 1패)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우승 후보 답지 못 한 행보다. 11라운드 울산 현대전 0-0 이후 12라운드 강원 FC전 1-1, 13라운드 제주 유나이티드전 1-1 무승부로 이어졌다. 불안한 흐름을 가진 채 수원을 만났고, 수원전 패배로 전북에 위기가 왔음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우승 레이스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북은 승점 29에 머물렀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울산이 승점 25다. 울산이 승리한다고 가정하면 승점 차는 1에 불과하다. 최초의 5연패 도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전북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김상식 전북 감독은 "선수들의 무패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 또 한교원 등이 부상으로 빠졌다. 선수들이 패스 위주로 축구를 했다. 페널티박스 밖에서 슈팅도 하고 해야 골이 나올 수 있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다. 너무 완벽하게 골을 만들려다 보니 실책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올 시즌 전북에 찾아온 첫 위기, 그리고 신임 김상식 감독의 첫 위기다.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전북과 초보 감독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고 결과도 달라진다.
전북은 K리그 최다인 8회 우승을 차지했다. 그때마다 위기는 찾아왔다. 위기 없이 손쉽게 우승한 적은 없었다. 이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이 전북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었다.
김상식 감독에게는 전북의 이런 정통성을 이어갈 책임이 있다. 그는 "고비이자 기회다. (해결 방법은) 골을 넣고 이기는 수밖에 없다. 무패라는 부담감도 떨쳐냈고, 동기부여를 잘 시키겠다. 남은 경기가 많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상식 감독의 말대로 위기 다음에는 기회가 오는 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 일정이 밀렸고, 전북은 10일의 휴식 시간을 가졌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반전의 동력을 찾을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다음 상대는 우승 라이벌 울산이다. 오는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과 맞대결을 펼친다. 11라운드에서 만난 올 시즌 첫 대결에서는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북에게는 최대 기회이자 최대 위기다. 울산을 잡는다면 확실한 반전을 끌어낼 수 있다. 우승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전북의 위기는 쓸데없는 걱정이 될 수 있다. 반면 울산에 무너진다면 전북은 추락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 5경기 연속 무승에 1위 자리까지 빼앗긴다면 버텨낼 수 없는 상황이 오게 돼 있다. 김상식 감독은 "다음 경기가 울산이다. 울산전에서는 반드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