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조진모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하늘은 22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 속 영호는 소희(천우희)를 비, 수진(강소라)를 별이라고 표현한다. 각각에 대한 영호의 감정은 무엇일까"라는 말에 "딱 그거였다. 내가 그 과거를 생각했을 때, 이 감정이 좋다 나쁘다 두개 중 하나로 나눠지지 않았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강하늘은 "'이 감정이 무엇이었다' 규정짓기 전 단계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나? 아닌가? 그래도 관심은 있나? 그것도 아닌가? 이 사람에게 더 가까이 가도 될까?' 그런 중간 단계였다"며 "감독님과도 뭔가 '얘는 얘를 좋아해' '얘는 얘를 안 좋아해'라는 확실한 체계를 표현에 있어서 빼보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연하게 그런 분들이 많겠지만, 또 다른 많은 분들은 무언가 감정이 확실한 후에 움직이기 보다는, 명확하지는 않지만 흘러가는 감정들을 통해 동시에 움직일 수 있는 힘을 받는 것 같다. 이상 야릇한, 요상한, 정의되지 않은 느낌으로 움직이게 되는 것 같다. 영호 자체가 감각적이면서 내성적이고 생각을 많이 하는 친구다 보니그런 부분에 의해 다른 인물보다는 조금 더 잘 움직일 수 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미생' 이후 강소라와 다시 만난 강하늘은 "소라랑은 '미생' 때 만나 친구가 됐다. 당시 소라를 보면서 '보고 배울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다. 사람 대하는 태도, 연기 대하는 모습, 맡은 바 일들을 충실히 이행하는 책임감, 그리고 그것을 이뤄낼 수 있는 재능이 모두 있는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군입대 당시 강소라에게 인사 문자도 받았다는 강하늘은 "비슷한 점? 달라진 점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나도 그렇고 소라도 그렇고 나이를 조금씩 먹어 가면서 현장에서 자유로움, 여유로움이 생긴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 옛날에는 그저 뭔가 열심히 하고 잘 해야한다는 것 때문에 현장에서 즐기는 편이 못 됐다. 조금 더 내가 보는 시선 안에 갇혀 있었다면 이번에는 굉장히 서로 서로 많이 편해진 기분이 들었다"고 밝혔다.
천우희와는 직접적인 대면 연기보다 편지를 통한 감성 연기를 펼쳐야 했다. "익숙하지는 않았지만 연기할 땐 어렵다기 보다 오히려 자유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표현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치가 없어지는 것 같았다. 감정을 3단계로 나눠 1단계, 2단계, 3단계 촬영을 일단 하고 서로의 톤을 어느 정도 맞추는 신들도 꽤 있었다. 그러다 보니 내 머릿속에서는 창의력이 많이 돌아가야 할 것 같았고 편하게 이것저것 다 해볼 수 있었다. 고민은 우희 누나가 어떻게 연기할지 모르니까. 그건 감독님을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강하늘은 "우희 누나의 작품을 많이 봤다. '한공주'도 너무 너무 좋았고 '곡성'도 있었고 '써니'도 봤다. 천우희라는 배우가 화면에 나오면 화면이 좋아진다. 내가 천우희 누나의 팬이었어서라기 보다, 그분이 화면에 나오면 화면이 갖고 있는 힘이 훨씬 더 커지는 느낌이다. 그런 무게감 있고, 그래서 실제로도 '무거운 느낌일 것이다'는 선입견이 있었는데, 이번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으로 깨졌다"고 고백했다.
강하늘은 "어떤 점이라고 한다면…. 홍시가 홍시맛이 나서 홍시라고 하는데…"라며 웃더니 "딱 꼬집어 어떤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자연스러운 행동들이 있다. 이전 작품들 안에서 누나가 웃는 걸 많이 못봐서 그런가? 일단 우희 누가 현장에서 걸어올 때 분위기와 아우라가 무거운 느낌보다는 조금 더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에 가깝다. 메이킹 영상만 보셔도 이해하실 수 있을 것이다"고 단언했다.
'비와 당신의 이야기'는 우연히 전달된 편지 한 통으로 서로의 삶에 위로가 되어준 영호와 소희가 ‘비 오는 12월 31일에 만나자'는 가능성이 낮은 약속을 하며 써 내려가는 아날로그 감성 무비다. 오는 28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