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나리'로 영화계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윤여정은 패셔니스타로서도 전성기를 맞았다. 젊은이들이 부러워하는 패션 센스를 가진 그는 최근 다시 우아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고풍스러운 블랙 드레스를 입은 윤여정이 "근데 나한테 이런 역할이 들어왔다. 젊고 예쁜 얘들도 많은데. 근데 잘못 들어온 거 아니니?"라고 말한다. 한 여성복 쇼핑앱 광고 속에서다. 아직 본격적인 광고가 공개되기 전 티저부터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특히 MZ 세대를 주 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쇼핑앱의 광고를 73세의 여배우가 꿰찼다. 쉰 살은 어린 여성들로부터 선망하는 '워너비'로 떠올랐다는 이야기다. 경쟁사 여성복 쇼핑앱의 모델은 만 30세 김태리다. 김태리보다 연기 경력만 40여년 더 긴 윤여정은 세대를 뛰어넘으며 젊은 여성들의 선망을 받고 있다. 광고에서 입고 나온 블랙 드레스 브랜드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여러 네티즌의 댓글은 이같은 분위기를 방증한다.
윤여정이 입고 신고 착용한 모든 것이 많은 이들의 시선을 모은 일도 있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12일 열린 제74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화상 연결로 참석한 그가 남다른 패션 센스를 자랑했기 때문. '미나리'에서 외할머니 순자 역할로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는 영화 속 순자는 떠올리지 못할 만큼 우아한 패션으로 등장했다. 이후 럭셔리 브랜드 디올은 '윤여정이 입은 옷, 바로 우리 옷'이라며 자랑에 나섰다. 그가 입고 신은 드레스와 신발을 적극 홍보했다. 이날 착용한 73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귀걸이도 화제였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윤여정의 수상 영상에 귀걸이 브랜드를 묻는 댓글을 남겼다.
올 초부터 많은 패션지들이 윤여정 모시기에 나서기도 했다. 보그 코리아는 지난 3월호에서 무려 12페이지를 할애해 윤여정의 우아한 모습을 담아냈다.
사실 윤여정은 꽤 오랫동안 패셔니스타로 불렸다. 젊음의 상징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 60대 배우였고, 예능프로그램에서 메고 나온 에코백을 윤여정 에코백으로 유행시켰다. 안경과 귀걸이 등 여럿의 액세서리도 잘 팔리게 만든 장본인이다. 과거 윤여정은 "사람들이 패셔니스타라고 하니까 사실 부담이 되기도 한다. 밖에 나갈 때 신경이 쓰이더라"며 "후배들이 사는 아이템을 따라서 산다. 안경은 IMF 시절 구입한 걸 여전히 쓰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럭셔리 브랜드가 애타게 찾는, 세대를 뛰어넘는 2030의 '워너비'다. 본래 가지고 있던 패션 센스에 세계적 배우로서의 기품을 더욱 배가시켰다. 최근 SBS '문명특급'에 출연한 그는 패셔니스타라는 수식어에 대해 재치 있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그냥 (옷을) 입고 우기면 된다. 뭘 소화를 하나"라며 "작품에서도 내 옷을 많이 입었다. 다 내가 사입는다. 그래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