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에서 비선수 출신이 활약하는 예는 아주 드물다. 하지만 프로스포츠 중 프로 사이클이라고 일컫는 경륜 무대에서 일반인들의 성공담이 있어 화제다.
지난 1994년 경륜 출범 이후 장보규(A1)를 시작으로 2013년에는 그랑프리 대상 경륜에서 박병하(S1)가 챔피언이 되며 비선수 출신의 활약이 이어졌다. 이런 계보를 잇는 25기 안창진(A1)과 김태범(B1)이 눈에 띈다.
특히 안창진은 지난 시즌 1월 데뷔 이후 9연승을 하며 2월 우수급으로 특별 승급했다. 1년여의 실전 공백기가 있는 채로 2021시즌을 맞았지만 6연속 입상을 하며 성공적인 우수급 데뷔전을 치르고 있다. 지난달 부산 제6회차(26∼28일) 경주는 3일 연속 연승이라 더욱 빛이 났다. 다음 회차 연속 입상해 자력으로 특선급에 진출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안창진은 2014년부터 동호인들의 꿈의 무대인 ‘마스터즈 사이클 투어’에 첫 출전하며 2017년까지 17회 출전해 우승을 3회 차지할 정도로 강자였다. 동호인 ‘탑스피드’팀에서 활동하며 상경의 유혹을 받았지만, 경북 포항에 거주하며 고된 주·야간 교대근무 속에 홀로 실력을 키워 나갔다. 상승고도 700m인 낙타 등으로 유명한 호미곶 코스와 때로는 고정트레이너의 소음 때문에 지하주차장에서 혼자와의 싸움이 결국 프로 경륜 선수 데뷔에 밑바탕이 됐다. 비선수 출신인 류재민(S3)의 조력으로 데뷔에 성공했다.
그는 “순발력보다 지구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그 결과 비선수 출신이지만 훈련원 졸업 성적도 6위로 잘 나온 것 같다"며 "24기부터 준비했고 그때부터 도움을 받아온 류재민, 류재열 선배가 있는 수성팀으로 팀을 정했다"고 말했다. 또 "휴장 공백기 동안 일은 안 했고 계속 운동만 했다”며 “항상 입상 진입을 위해서는 몸싸움도 지켜낼 자신 있고 선행을 기본으로 타이밍이 온다면 젖히기도 염두에 둘 생각이다”며 포부를 밝혔다.
박정우 경륜위너스 예상부장은 “186cm에 97kg의 다부진 체격이 좋으며 비선수 출신으로서 장점과 단점이 될 수 있는 단순 선행만 고집하고 있지 않은 점이 눈에 띈다"며 "때로는 상대방을 활용하며 짧은 젖히기에 나설 수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비선수 출신의 단점인 순발력을 보강한다면 우수급은 물론 승부 타이밍이 더 빨라질 특선급에서 통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임채빈, 류재열, 류재민 등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 좋다”고 했다.